마켓인사이트 12월18일 오전 11시7분

한화그룹이 당초 계획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을 매각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독일 머크와의 협상 기한이 지난 12일 끝난 데 따른 결정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해외 판매망 구축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전략적 제휴 등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올초부터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와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여왔다. 한화는 제네릭(복제약) 제조 계열사인 드림파마를 지난 7월 미국 알보젠 자회사인 근화제약에 매각해 머크와의 협상 결과에 따라선 제약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머크와의 협상이 결렬되고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바이오산업에 진출해 쌓은 경험을 버리기 아깝다는 판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달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류머티즘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인 ‘다빅트렐’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다빅트렐은 연매출 88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 달하는 화이자의 ‘엔브렐’을 복제한 약이다.

한화가 바이오산업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다빅트렐이 수익을 내려면 해외 판로를 확보해야 하지만 시판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또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 생산시설도 아직 가동을 위한 선결요건인 식약처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한화케미칼은 다빅트렐 생산을 의약품 위탁생산업체 바이넥스에 맡기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대웅제약 등이 엔브렐을 모델로 한 바이오복제약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복제약은 단백질 의약품의 복제품을 말한다. 화학성분으로 만든 일반 약품의 복제약과 구분해 바이오복제약이라고 부른다.

정영효/조미현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