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의 힘…LG 스마트폰 '반전 드라마' 썼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2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MC사업본부가 올린 영업이익(1674억원)은 5개 LG전자 사업본부 중 최고 실적이다. 지난 5년래 최고치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보다는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해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G3’로 권토중래

3분기에 MC사업본부는 매출 영업이익 판매량 모두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 시작한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G3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과다.

이 회사는 3분기 16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2분기 최대 판매 기록(1450만대)을 경신했다. 수익성이 높은 LTE 스마트폰 판매량도 650만대에 달했다. 2011년 5월 처음 LTE폰 판매에 나선 이후 최대 규모다. 매출은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4조원대를 회복했다. 3분기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이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가장 높았다. 적자 사업이던 휴대폰 부문이 효자 사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낙오자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 LG전자 입장에서 반전 스토리를 쓴 것이다. LG전자는 피처폰(일반 휴대폰) 시대 휴대폰 시장 강자였다. 그러나 2009년부터 급팽창한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어 2010~2011년 암흑기를 보냈다. G시리즈를 내놨지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갈수록 격화됐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에 따른 영업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G3는 반전의 주역이다. G3를 기점으로 G시리즈가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자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3분기에는 국내 판매가 전 분기보다 22%나 줄었는데도 해외 시장의 호조로 이를 극복해냈다. 그만큼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꾸준히 갉아먹으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MC사업본부를 제외한 다른 사업본부의 실적은 주춤했다. TV를 맡은 HE사업본부는 매출이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4조71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환율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200억원 넘게 줄어든 1305억원에 그쳤다.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역시 매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비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사업(AE사업본부)은 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덩달아 신난 부품 계열사들

‘맏형’격인 LG전자의 선전에 그룹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아졌다. LG이노텍이 발표한 3분기 매출(1조6493억원)과 영업이익(1029억원)은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이다.

G3 판매가 늘면서 1300만화소 이상급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카메라 모듈의 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1300만화소 이상 고화소 제품 비중은 전 분기보다 2%포인트 증가해 14%까지 올랐다. 애플의 아이폰6 판매 호조도 실적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차량 전장부품과 조명용 LED 역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47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LG 부품 계열사들은 2010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움에 빠진 뒤 미국 중국 등 해외 거래처를 꾸준히 개척했다. 여기에 LG전자 상황이 나아지자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윤선/전설리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