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스키 10년만에 공개 무대…힐러리 발목잡나…민주당 '촉각'
미국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니카 르윈스키(41·사진)가 10년 만에 공개 무대에 등장, “클린턴 대통령과의 관계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르윈스키는 2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포브스 주최 ‘언더 서티 서밋(Under 30 summit)’에 참석해 20~30대 청중 앞에서 연설했다. 그는 올해 두 차례 언론 인터뷰를 했지만 대중 앞에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 르윈스키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그때는 그게 전부였고 좋았다”면서 “그런데 그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사생활이 존중되는 한 개인에서 공개적으로 망신당하고 파괴된 사람이 됐다”고 회고했다. 또 “검찰로부터 사실관계를 부인하면 감옥에서 최고 27년을 살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를 2년여 앞둔 시점에 등장한 르윈스키에 대한 민주당의 시각은 곱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그의 등장이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공화당 일각에서 ‘힐러리 바람’을 잠재우는 데 르윈스키를 활용할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정치 소식통은 “르윈스키의 등장은 대권 도전에 나서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분명히 좋지 않은 소재”라면서 “하지만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활용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