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통상임금부터 파업현장까지…'노동법 高手' 4인방
한국경제신문이 ‘맞수 변호사’ 시리즈를 시작한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맹활약하던 주완 변호사가 이달 초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전격 둥지를 옮겼다. 분야별로 변호사들이 넘쳐나지만 1, 2위를 다투는 대형 로펌들이 스카우트 전쟁을 벌일 정도의 스타변호사는 따로 있다. 노동법 분야만 해도 주 변호사 외에도 이론과 실무에서 ‘내가 최고’라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변호사들이 있다.

주완 변호사(56·사법연수원 15기)는 대형 로펌에서는 드물게 노·사·정 모두를 섭렵했다는 평가다. 노동부 자문 변호사(1996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문위원(1996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자문변호사(2005년) 등을 거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동 중이다. 주 변호사에게 자문을 했던 운수노동 관련 단체 한 관계자는 “주 변호사는 노사 양측 입장을 고려해 균형있는 상생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며 “무료 자문으로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준 적도 많아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를 맡아 출범 5년 만에 10위권 로펌으로 끌어올리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최근 다른 노동 변호사 2명과 함께 김앤장으로 옮긴 주 변호사는 기존 노동 관련 송무·자문 업무를 계속하는 한편 김앤장 내부 경영 문제 등도 직접 도맡아 챙길 전망이다.

진보적 판결을 많이 해 일명 ‘독수리 오형제’ 가운데 한 명으로 불렸던 김지형 전 대법관(56·사법연수원 11기)은 국내 노동법 이론과 실무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원로’다. 김 전 대법관은 2012년 법무법인 지평에 고문변호사로 영입됐다. 대법원 시절에는 노동법실무연구회를 발족시켰고 국내 최초의 노동법 주석서인 ‘근로기준법 주해’도 썼다. 이르면 올해 말 ‘노동조합법 주해’도 출판할 예정이다.

김 전 대법관은 “노사분쟁이 생겼을 때 상대를 완전히 이기기보다는 한 발씩 양보하도록 조언한다”고 말했다. 지평 노동팀장으로 일하는 김성수 변호사는 “대법원이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을 하기 6개월 전부터 김 전 대법관의 주도로 관련 연구를 했다”며 “방향을 바르게 잡으면서도 이슈의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하는데 김 전 대법관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우 인사노동팀장으로 있는 박상훈 변호사(53·사법연수원 16기)도 법조계가 ‘톱 클래스’로 꼽는 노동법 전문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판사 생활을 한 18년 동안 법원 내에서도 노동법에 정통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던 인물이다. 최근에는 인사노동팀 변호사 5명을 모아 단체협약·취업규칙 자문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박 변호사는 “통상임금 문제를 겪으며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겨 단체협약 등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떤 부분을 챙겨야 하는지 실무 매뉴얼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 밖에 삼성반도체 백혈병 소송 등 ‘공익 소송’도 다수 수행했다.

태평양 노동팀장으로 있는 이정한 변호사(51·사법연수원 17기)도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3년째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일하는 등 해고나 임금 관련 분쟁을 다루는 일에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통상임금과 불법파견 소송에 강점이 있다. 특히 통상임금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인 것만 40~50건이 된다”며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송이나 노무 관련 조치 결과를 예측해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 노동팀은 이 변호사의 총괄 아래 지난해 팀 내부에 ‘산업안전TF’를 꾸린 점도 눈에 띈다. 이 변호사는 “산업안전 부문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업의 대응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주요 로펌 가운데 산업안전TF를 꾸린 곳은 태평양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양병훈/정소람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