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살린 美경기 회복] '한물갔다'던 컴퓨터가 휴대폰 수출 부진 메웠다?
주력 수출 품목인 휴대폰(무선기기통신)의 9월 수출은 23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 5월(-9.8%)을 제외하고 올 들어 줄곧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9월 하순에 나온 데다 경쟁제품인 애플의 아이폰6가 출시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수출 감소분은 철강(증가율 33.8%) 컴퓨터(30.5%) 액정디바이스(10%) 반도체(8.1%) 석유화학(7.5%) 등이 메웠다. 이 가운데 컴퓨터의 선전이 눈에 띈다. 정보기술(IT)산업 중심축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컴퓨터 수출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내막을 들여다보니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터에 들어가는 SSD(초고속 대용량 저장장치)의 수출이 급증한 것이었다. 산업부는 SSD의 품목을 컴퓨터로 분류해 집계하고 있다.

CPU(중앙처리장치)와 램(주기억장치), HDD(보조기억장치)는 컴퓨터의 핵심 구성 요소로 꼽힌다. 이들 기능에 따라 컴퓨터의 성능이 갈린다. CPU나 램 등의 처리속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상대적으로 HDD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 SSD로 같은 용량의 HDD보다 가격이 3~4배 비싼 첨단 제품이다.

SSD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갔다. 김남규 수출입과장은 “미국 등에서 한국산 컴퓨터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산 컴퓨터가 고급화 전략을 시작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