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오니기리와 이규동’ 가맹점에서 점주가 손님 주문을 받고 있다. ‘오니기리와 이규동’ 본사 제공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오니기리와 이규동’ 가맹점에서 점주가 손님 주문을 받고 있다. ‘오니기리와 이규동’ 본사 제공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백병원 상가에서 삼각김밥·규동 전문점인 ‘오니기리와 이규동’ 백병원점을 운영하는 윤인수 사장(48)은 42㎡(12.6평) 규모의 점포에서 월평균 순이익 9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투자비는 1억2000만원 정도 들었다. 윤 사장은 성공 요인을 “소자본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점포에서는 따끈따끈한 밥으로 즉석에서 만든 삼각김밥과 규동(일본식 소고기덮밥)을 판매한다. 가격은 삼각김밥이 1000~2000원대, 규동이 5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요즘 10대들에게 인기를 끄는 컵밥과 밥버거도 판매한다.

○창업자들은 브랜드 선택에 신중해야

윤 사장은 18년간 다니던 농협을 퇴직, 이 점포를 열었다. 창업 초보자인 그는 외식에 문외한인 전직 동료들이 개인 독립점포를 차렸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따라서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진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장기불황 시대에 가진 돈을 몰빵하는 것보다는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업종을 고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윤 사장은 다양한 분식점 브랜드의 매출, 순이익 등 경영지표들을 조사해봤다. 일반적으로 김밥분식점의 경우 매출 대비 식재료 원가가 40% 정도이고, 순수익률은 25% 내외로 그는 파악했다. 그런데 이 브랜드는 식재료 원가가 30%, 순수익률이 35% 수준이어서 점주 입장에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점포의 월 매출은 2500만원으로 여기서 식자재비 750만원, 월세 264만원, 인건비와 기타 운영비 586만원이 든다. 이 같은 경비를 모두 뺀 900만원이 순이익이다. 윤 사장은 창업한 지 5개월 됐다.

최근 자영업 시장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영업 대란’ 또는 ‘쪽박 창업’ 등이다. 자영업 시장은 그야말로 침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청년일자리 부족에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24일 정부는 자영업 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했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현실적인 이유는 점포경영 능력의 부재다. 초보 창업자들은 식재료에 관한 지식 부족, 구인과 직원관리의 어려움, 고객 서비스 경험 부족 등의 원인으로 실패의 길을 걷게 된다. 가맹점 형태의 소자본 창업은 이런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소규모 점포의 경영관리가 대형 점포보다는 쉽기 때문이다.

○소자본 창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법

소자본 창업은 대체로 점포비가 비싼 중심 상권을 피하고 동네상권이나 도시 외곽상권에서 개점하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본초불닭발’ 수유점은 한적한 동네상권에 있다. 창업비는 점포비 포함, 6000만원 정도 들었다. 43㎡ 규모의 점포에서 월 매출은 2000만원, 순이익은 650만원 나온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소자본 창업은 상권이나 매출에 대한 욕심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상권에 들어가 매출이 많아도 갚아야 할 빚이 많거나 임대료와 인건비가 높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대중적인 업종을 선택해 차별화된 메뉴로 성공하는 소자본 창업도 있다. 서울 반포동 ‘치킨타운’ 이면도로변에 있는 떡볶이전문점은 특이한 메뉴를 판매한다. 오징어와 떡볶이 떡을 냄비에 담아 소스를 부어주면 즉석에서 고객이 직접 끓여서 먹고 양념을 넣어 밥을 비벼 먹는다. 면처럼 생긴 ‘누들떡볶이’와 꼬마김밥을 판매해 인기를 끄는 점포다. 그래서 별명이 ‘별난 떡볶이집’이다. 이 점포의 월 매출은 2000만원, 순이익은 600만원 정도 된다. 창업비는 점포임대비를 포함해 1억원 정도 들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