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있는 세종청사서 함께 일하게 해주세요"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A사무관은 2012년 12월 경기 과천시에 있던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평일엔 세종청사 인근 원룸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A사무관은 “경기 안양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배우자가 세종시청 전입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지원자가 워낙 많아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기재부가 A사무관 같은 공무원 주말부부 중 희망자에 한해 배우자 근무처를 인근 지역의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으로 이동시켜주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기재부는 배우자가 세종시 인근 정부기관, 공공기관에 전입할 수 있도록 각 기관 인사 담당 부서를 돌며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또 세종시와 인근 지역에 있는 각 공공기관의 인사 수요를 파악해 해당 직원들에게 알려줄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직원들과 연 ‘업무효율화 토론회’에서 제기된 공무원 주말부부 애로사항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 직원들은 “정부청사 이전으로 주말부부의 경우 배우자 혼자 육아를 담당하는 일이 많고, 집을 두 채 구하다보니 경제적으로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기재부는 이번 인사 교류가 성과를 보이면 전입 지원 대상을 전 부처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