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 ‘프리뷰 인 서울’에 온 관람객들이 섬유 원단을 살펴보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 ‘프리뷰 인 서울’에 온 관람객들이 섬유 원단을 살펴보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중국 유럽 바이어들과 직접 만나고 싶어 올해 처음 전시회에 참가했습니다. 첫날인데도 이미 10여곳과 미팅을 했습니다.”

양복용 모직 원단을 생산하는 텍스씨앤제이의 주호필 사장은 국내 신사복 브랜드에 원단을 판매하다가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에 처음 참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연간 2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14년간 공들인 모직 원단으로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독창적인 신소재

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리는 섬유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신소재를 앞세워 바이어들과 만났다. 프랑스 파리의 ‘프리미에르 비종’과 ‘텍스월드’ 등 이미 해외 유명 전시회에 진출한 영텍스타일, 영풍필텍스, 파카, 신흥, 원창머티리얼, 성민기업, 텍스랜드앤넥스코 등은 더 많은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올해도 참가했다.

이들 기업은 특이한 신소재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영풍필텍스는 초경량 고밀도 직물 ‘에어셸’을 전면에 내세웠다. 머리카락의 4분의 1 두께인 초극세섬유로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안 입은 것처럼 가벼운 게 특징이다. 물이 닿으면 밋밋했던 원단에 특정 무늬나 그림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아쿠아 닉스’(진진텍스타일)는 브랜드명이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회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원단 특성상 수상스키복이나 수영복 우산 등 물이 닿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들이 특히 관심을 보였다.

견운모로 만든 ‘코지 드림’(힐링이야기)은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발생시켜 숙면을 돕거나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피부에 닿으면 노화방지, 미백, 보습 등의 기능을 하는 ‘녹는 섬유’를 선보였다. 물을 뿌리면 섬유가 녹으면서 화장품처럼 흡수되는 원리를 적용한 섬유다.

◆친환경 등 웰빙 트렌드

올해도 친환경 원단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케이준컴퍼니 제이케이패브릭 다원앤더스 등은 각각 오가닉 코튼, 대나무, 숯으로 만든 친환경 섬유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국제 유기섬유 인증기준(GOTS)을 획득한 케이준컴퍼니는 3년 동안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쓰지 않은 농지에서 유기 방식으로 만든 면화(오가닉 코튼)로 원단을 만들었다. 유아용 의류나 내의, 타월, 완구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500여개의 유기농 원단을 전시회에 내놨다.

대기업인 효성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와 ‘로빅’ ‘에어로기어’ 등 다양한 고기능성 제품을 전시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셀라’ ‘XF-시리즈’ ‘미모필’ ‘나노포라’ 등을 대표 제품으로 내놨다.

◆역대 최대 규모

국내 최대 섬유전시회인 이 행사는 올해로 15년째 열리는 전시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 경기도 대구시 KOTRA가 후원하는 행사로 입장료는 무료다. 국내는 물론 해외 섬유 제조사와 바이어, 수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참가업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07개사다. 이 가운데 해외 기업은 16개국, 109개사로 지난해(10개국 69개사)보다 크게 늘었다. 권영환 섬산련 상무는 “기업 간 협업과 정보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