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의 불공정 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자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코너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팔던 SK플래닛과 KT엠하우스, CJ E&M, 원큐브마케팅 등 네 개 업체를 내보내고 지난달 1일부터 직접 커피 상품권 등을 팔고 있다. SK플래닛 등은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며 지난달 3일 카카오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유태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이 신고해 와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를 시작했다”며 “불공정 거래 혐의가 포착되면 현장 조사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조사의 빌미가 된 모바일 상품권 업체와 카카오의 갈등은 지난 7월1일 카카오가 이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카카오 선물하기’란 이름으로 2010년 말 시작된 카카오의 모바일 상품권 유통 채널은 SK플래닛(브랜드명 키프티콘) CJ E&M(쿠투) KT엠하우스(기프티쇼) 윈큐브마케팅(기프팅)과 파트너 계약을 맺으면서 함께 성장해왔다. 업계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연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자 카카오가 기존 업체를 배제하고 시장을 독식하려 한다는 것이 모바일 상품권 업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매출의 50~90%를 카카오에 의존했기 때문에 사업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인 윈큐브마케팅의 피해는 더 크다. SK플래닛은 “상생을 강조하던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 생태계를 무시하고 독자 서비스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지난 27일 체결된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기업 결합 과정의 위법성 조사에도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이 기업 결합의 위법성을 공정위에 신고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근호/마지혜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