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탈바꿈…베트남 영화관시장 1위 올랐죠"
“베트남을 6억 인구의 동남아 영화관 시장을 공략하는 교두보로 만들겠습니다. 베트남은 동남아 시장의 허브이면서 한국의 영화 산업 성공 사례를 접목하기에 안성맞춤인 시장입니다. CGV가 미국 리갈, 중국 완다그룹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극장체인으로 발돋움하려면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CJ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온 곽동원 CJ CGV 신임 베트남 법인장(41·사진)이 6일 출국에 앞서 비전을 밝혔다. 베트남은 CJ CGV가 2011년 극장체인 메가스타를 인수하면서 진출해 점유율 1위에 오른 해외 시장. 전국 269개 스크린 중 CGV가 14개 극장, 100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6개 극장을 추가로 열어 136개 스크린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460억원, 영업이익은 15% 늘어난 85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에서 성공한 비결은 게임의 룰을 바꾼 데 있습니다. 베트남인들이 극장에서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트를 즐기면서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 것이죠.”

베트남인들이 극장 로비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평균 40분이나 된다고. 한국인은 대부분 전자 예매로 표를 사기 때문에 로비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지만 현지인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한다.

“베트남 영화 관객은 15~24세가 70% 이상입니다. 젊은 관객들은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소비 성향도 높습니다. 영화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지요.”

실제 베트남에서는 한국처럼 멀티플렉스가 늘어나면서 영화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전체 티켓 매출 규모는 2009년 총 250만달러에서 지난해 1500만달러로, 4년 만에 6배나 늘었다. 이 기간 중 자국산 영화 점유율도 10% 미만에서 17%로 급등했다.

“CJ CGV가 먹튀 자본이 아니라 베트남 영화 산업 발전의 파트너란 점을 현지인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이 1990년대 후반 멀티플렉스를 기반으로 영화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험을 현지 관리들에게 알려주고, 베트남 영화에도 직접 투자하고 있거든요.”

CJ CGV는 올 하반기 중 CJ E&M이 현지에서 직접 투자한 코미디 영화 ‘호이가 결정할게’를 상영한다. 또한 인력 양성 교육을 하고, 젊은 영화인들의 작품에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