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규제 완화, 바람직 안해…가계대출 악화시킬 소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9일 ‘LTV 규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LTV의 상한 규제 완화는 가계대출 문제를 더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LTV가 50%에서 60%로 확대되면 주택가격은 0.7% 상승하는 데 반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2%포인트(2013년 기준 약 29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LTV란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주택가격) 대비 최대 대출 가능한도를 의미한다. 가령 LTV가 50%라면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최대 1억원까지만 대출해준다.

일각에선 한국의 LTV 규제 상한선이 대출기관·유형 등에 따라 50~70%로 영국(110%) 미국(96%) 등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 낮아 LTV 상한선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하지만 후순위 전세보증금을 고려한 실질적인 LTV는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후순위 전세보증금을 고려한 한국의 실질적 LTV는 58.7%로 미국(75%) 영국(61%) 등 주요 국가의 실제 LTV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LTV가 높을수록 주택수요 충격에 의한 거시경제의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LTV가 50%일 경우 주택가격이 1% 변화하는 주택수요 충격에 대해 총생산이 0.28% 변동하지만 LTV가 60%일 경우 총생산이 0.37% 변동한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선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면적인 LTV 규제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건전성이 높은 은행권에 비은행권보다 낮은 LTV 규제가 적용되는 문제 등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