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10년 훈풍 끝"…닥터둠의 위기 경고
‘닥터둠(Dr. 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는 29일(현지시간) “지난 10년 동안 신흥국에 불던 글로벌 훈풍이 역풍이 됐다”며 브라질 터키 등 취약 신흥국부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밀켄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다.

미국 경제학계의 대표적 비관주의자인 루비니 교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으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신흥국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고, 중국의 성장률은 둔화됐으며, 상품 슈퍼사이클도 끝났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신흥국의 고성장에 기여했던 긍정적 요인이 모두 사라졌다는 뜻이다.

그는 “더 중요한 건 지난 10년 동안 신흥국들이 경제 체질 개선을 게을리해 사실상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는 점”이라며 “지금 와서 고통스러운 구조 개혁을 하기엔 각국의 정치적 환경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연구 결과 지난 10년간 신흥국의 잠재성장률은 평균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 같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초 통화 가치가 급락했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른바 ‘취약 5개국’에 위기가 올 수 있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도 재정적자, 정치적 불안정성 등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LA=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