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 이럴 땐 번잡하고 요란하게 여행을 떠나기보다 조용한 산사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어떨까.

자연 속에서 치유받고 싶다면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의 담장.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의 담장.
만해 한용운의 시심과 불심이 함께 깃든 강원도 인제의 설악산 백담사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화장세계 템플스테이’를 다음달 5~6일 마련한다. 내설악의 자연 속에서 스님과 차담(茶啖)을 나누고 맥놀이명상(사물체험), 소원을 비는 탑돌이, ‘시심즉불’ 등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는 평온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백담사 템플스테이만의 독특한 전통인‘시심즉불’은 자신의 마음을 시로 적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일반 대중 사이에 인기가 높다.만해마을(만해문학박물관, 서원보전)과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오세암 견학은 빠질 수 없는 코스다. 장엄한 설악산의 정상에 자리한 봉정암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기도성지로 유명해 해마다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033)462-5035/5565
부석사에서 바라 본 풍경.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부석사에서 바라 본 풍경.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는 봄꽃보다 더 향긋한 특별 템플스테이를 다음달 5~6일 개최한다. 아름다운 도비산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는 ‘야생화 찾기’ 프로그램은 물론 소원을 비는 탑돌이, 스님과의 차담을 통해 심신에 활력과 기운을 채우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천수만 등지의 생태환경을 견학할 수 있어 체험여행지로도 좋다. (070)8801-3824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108배.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인 108배.
유서깊은 산사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다면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서기381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현존 최고(最古)의 도량인 전등사는 휴식형 ‘휴~~템플스테이’를 상시운영한다. 예불과 공양시간만 준수하면 본인 마음대로 편안히 쉴 수있어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정족산에 자리한 전등사는 조선왕조실록 및 왕실의 문서를 보관하던 사고가 있던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032)937-0152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창건된 용주사는 정조의 지극한 효심에서 비롯돼 ‘효심의 본찰’로 이름이 높다.용주사에서는 다음달 3~ 4일 ‘가족과 함께하는 지혜의 등 밝히기 템플스테이’가 진행된다. 내면의 풍요를 회복하게 하는 스님과의 차담, 108배 체험은 물론 ‘지혜의 등’ 만들기, 스님이 들려주는 지혜의 말씀을 통해 효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인 5월6일에는 특별 템플라이프가 진행된다. 3배 배우기, 참선, 차담으로 불교와 친숙해질 수 있게 돕는다. (031)235-6886
용주사 템플스테이에서 차를 마시는 외국인 참가자.
용주사 템플스테이에서 차를 마시는 외국인 참가자.
외국인과 참선 경험을 나누고 싶다면

서울 수유리에 있는 화계사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외국인 수행자들을 통해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국제포교의 중심사찰이다. 화계사는 다음달 6일 외국인 스님과 함께하는 템플라이프를 개최한다. 외국인 스님이 종이컵으로 연등(컵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며, 영어를 할 수 있는 내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예불, 쉼을 위한 음악명상, 산행(山行)과 숲속명상, 108배, 스님과의 차담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02)900-4326

속리산 법주사에서도 다음달 4~6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 템플스테이 ‘A Very Special Event’를 개최한다. 템플스테이는 새벽예불, 나를 깨우는 108배, 숲속 걷기 명상, 스님과의 차담, 종이 연꽃 만들기 등 다양한 불교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상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다 잘~될거야’는 그동안 수고하며 애써온 자신을 헤아려 보고 ‘다 잘될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법주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템플스테이의 특별 프로그램 ‘울화통 캠프’는 우울함, 화를 통쾌하게 날려버리자 라는 의미의 음악명상, 자연에 말걸기 등으로 구성돼 있어 기업 연수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043)544-5656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