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뇌파로 모형기차 작동…초음파 감지 앱으로 할인쿠폰 쏴줘
“기차가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집중해보세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WIS) 2013’ 행사장. 22일 이 행사장에 뇌파 장난감을 들고 나온 아이맥스의 부스는 사람들로 떠들썩했다. 자신의 집중력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다. 사람들은 머리에 뇌파 측정기를 감고 선풍기 돌리기, 전구 불 켜기, 장난감 기차 움직이기 등으로 집중력을 테스트했다. 어떤 사람은 기차가 전혀 안 움직였고, 한 남학생은 계속해서 기차가 돌았다. 집중할 때 나오는 알파파를 측정해 작동하는 장난감이라는 설명이다.

< SKT 스마트 병원 > SK텔레콤 부스에서 도우미들이 스마트 병원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
< SKT 스마트 병원 > SK텔레콤 부스에서 도우미들이 스마트 병원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

○‘초음파 마케팅’ 등 아이디어 돋보여

중소기업들이 갖가지 신기한 아이디어 제품을 들고 나오면서 월드IT쇼 행사장 곳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스마트폰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퍼플즈 부스도 그랬다. 초음파는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 퍼플즈는 백화점이나 미술관, 가게에 초음파를 내는 스피커를 설치하고,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한 사람의 스마트폰에만 마케팅 정보를 띄우는 기술을 개발했다. 제이 마 홍보팀 매니저는 “현재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쿠폰을 발행해주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아이피정보통신이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 미국의 동작인식 장치 ‘립모션’도 화제가 됐다. IT 마니아들에게 이미 소문이 난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됐기 때문이다. 손가락 길이의 장치를 밑에 놓아두고 허공에서 손을 움직이자 화면이 움직였다. ‘구글어스’에서 손을 아래로 내리자 땅이 확대되면서 프랑스 파리가 자세히 나타났고, 손을 옆으로 휘두르자 지구가 한바퀴 돌았다. 한쪽에서는 손가락을 휘둘러 과일을 자르는 게임도 보여줬다.

‘월드 IT쇼 2013’ 둘째 날인 22일, 관람객들이 KT가 출품한 스마트 전기택시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
‘월드 IT쇼 2013’ 둘째 날인 22일, 관람객들이 KT가 출품한 스마트 전기택시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

○대학도 산학협력 신기술 전시

대학들도 학내 연구센터를 통해 기업과 정부가 활용해 쓸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고려대 스마트그리드보안연구센터와 이글루시큐리티는 자동차가 해킹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동차에는 부품마다 이를 제어하는 ‘ECU’라는 전자장치가 달려 있고, 서로 소통하면서 자동차를 작동시킨다. 하지만 이 자동차 내부 통신망을 해킹해서 핸들을 꺾거나 갑자기 속도를 200㎞로 높이도록 해 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보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아주대 국방전술네트워크연구센터는 군대에서 쓸 수 있는 최첨단 기술 연구 현황을 보여줬다. 아주대 석사과정의 정규환 씨는 “기존의 이동통신에 할당된 주파수를 유연하게 이용해 군 부대 무선통신에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군과 관련된 선도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날 해외 정보통신부 장·차관이 둘러보며 극찬한 한국산업기술대 IT융합 재활의료기기 연구센터는 보행기, 의족 등 다양한 재활의료기기를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게 전시했다. 장문석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수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기존 의족과 달리 근육의 생체신호를 감지해 힘이 덜 드는 의족을 개발하고 있다”며 “체험형 전시를 진행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손잡이’ 액세서리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재학생을 비롯한 초기 벤처기업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다양한 모바일 앱을 들고 나왔다. 헤븐리아이디어는 6월 초 출시 예정인 ‘단골택시’를 선보였다. 이 앱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해 근처에 있는 택시 정보를 보여주는 앱이다. 택시기사의 프로필과 차종, 차 번호를 확인할 수 있어 원하는 택시를 안전하게 골라 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디어하우스’는 대학 졸업앨범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쓸 수 있는 ‘내 손안의 추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 주소(url)로 3차원(3D) 모바일 카드를 보내는 통합 솔루션을 내놓은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는 해외 기업과 교류가 많은 국내 기업 관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을 한 손에 잡기 힘들어지면서 ‘손잡이’ 액세서리도 등장했다. 갤럭시S4(5인치), 옵티머스G프로(5.5인치) 등 요즘 스마트폰들이 대부분 5인치 이상의 화면을 달고 나오기 때문이다. 억스(AAUXX)는 휴대폰 뒷면에 붙여 손가락을 걸 수 있는 고리인 ‘아이링(iRing)’을 선보였다.

장진태 억스 대표는 “특수 접착 물질을 이용해 언제든지 탈부착이 가능하고 떼어내도 끈적임이 없다”며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의 무게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스마트폰·태블릿 케이스에 손잡이를 추가한 제품을 내놓았다. 팔목이나 팔뚝에 감을 수도 있어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는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도 안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보영/임근호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