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 연구팀이 뇌 신경전달에 핵심 역할을 하는 스네어(SNARE) 단백질의 구조를 단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뇌의 신경전달은 신경세포 말단 시냅스에서 신경전달 물질을 저장하는 주머니가 세포막에 융합되면서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스네어 단백질은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스네어 단백질이 신경전달 물질을 주고받는 과정을 조절할 것이라고 추정할 뿐, 그 구조와 기능을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자기력 나노 집게를 이용해 피코 뉴턴(pN, 1조분의 1 뉴턴)의 힘으로 단백질 하나를 정교하게 당겼다 놓으면서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물리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측정 결과, 생체막 사이에 있는 스네어 단백질에는 숨겨진 중간 구조가 존재하며, 이 중간구조가 생체막이 서로 밀어내는 힘을 견디고 유지하면서 신경전달 물질을 주고받는 과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네어 단백질의 세포막 융합기능은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신경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관련 치료법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16일자에 실렸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