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을 읽으면서 제 소설과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어요. 소설 속 주인공이 과부에 딸이 하나이고, 혈육이 아닌 아이까지도 품었죠.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같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제2회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69·사진)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49세 때 늦깎이로 데뷔한 그는 1992년 《소네치카》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고 프랑스 메디치상과 이탈리아의 주세페 아체르비상을 수상하며 러시아 대표 작가로 자리잡았다.

《소네치카》는 굴곡 없이 살아온 여인 소네치카가 가난과 혹한, 배신을 경험하지만 이해와 헌신으로 갈등을 이겨내고 희생과 용서로 모든 것을 감싸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톨스토이를 존경한다는 그는 “사회적 문제, 이념의 문제에 집중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인간 내면의 문제”라며 “그런 의미에서 톨스토이는 러시아 작가 중에서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에 가장 천착한 작가”라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