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신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 중인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은 8일(현지시간) “당분간 통신요금 인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오고 있는 정치권 등의 통신요금 인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통신사업자들이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망 구축에 돈을 많이 쓴 만큼 당장 요금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요금을 1000원 내려도 소비자들은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대단한 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요금 인가 또는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VoLTE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대해 “약관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개시했다면 위법 여부를 살펴 제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시장점유율을 33%에서 49%로 완화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는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문제가 된 KT스카이라이프의 DCS(접시안테나 없는 위성방송)에 대해서는 “법을 어기는 것도 안 되지만 법이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