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입 고가 화장품에 대한 가격 조사에 나선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에도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한·미 FTA와 한·EU FTA가 발효됐음에도 국내 수입되는 화장품 가격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며 “화장품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이달 안에 수입 화장품의 전반적 가격 현황을 조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산 화장품은 지난해 7월 6.5%인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미국산 화장품도 지난 3월 FTA 발효 이후 8% 관세가 바로 없어졌다.

하지만 관세 장벽이 없어진 이후에도 수입 화장품의 가격이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프랑스 브랜드인 샤넬, 크리스찬디올 등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백화점에 입점돼 있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가격이 인상된 제품에 대해선 업계 해명의 진위도 파헤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나름대로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섣불리 가격을 내릴 경우 제품 이미지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