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中 유명 블로거의 '글로벌 경제 쉽게 이해하기'
국제통화기금(IMF) 소속 경제학자인 궈카이 박사는 유명 블로거다. 그가 2006년 개설한 블로그 '궈카이의 경제학 노트'를 찾는 이들이 하루에도 수만명을 헤아린다. 그의 관심사는 인플레이션 외환보유액 등 거시경제 이슈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도요금 귀성열차요금 같은 생활 경제 현안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복잡한 경제현상을 쉽게 설명해준다.

《경제,디테일하게 사유하기》는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엄선한 책이다. 읽다 보면 중국과 미국 두 나라의 경제 사정은 물론 복잡해 보이는 사회 · 경제현상까지 이해할 수 있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마라톤 경주를 하는 중국'에서는 중국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안들을 정리했다.

여기서 나온 질문 하나. '중국이 달러표시 채권의 보유를 줄인다면 미국 경제가 그로기 상태에 몰리지 않을까. '그는 무역흑자가 감소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인다 하더라도 미국에 어떤 타격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중국이 미 국채를 직접 매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에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일 뿐 돈은 돌고돌아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환보유와 관련, 중국이 미국에 타격을 주려면 중국의 무역흑자를 실질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빌려줄 여유가 없어야 미국도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제품의 값이 싼 이유를 분석하며, 매년 수조위안 규모로 간접 지원되는 보조금에 주목한다. 이 보조금이 중국의 산업구조를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저부가가치 산업에 머무르게 한다고 꼬집는다. '보복관세의 진정한 대상은 누구인가'에서는 무역 문제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닭고기와 타이어를 둘러싼 미 · 중 간 힘겨루기의 최종 피해자가 왜 중국의 소비자인지,또 일자리 창출은 왜 일어나지 않는지 분석한다.

'중국 경제는 언제 무너질 것인가'에서는 2009년 제기된 몇몇 중국 경제 붕괴론을 반박한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구의 급속한 분화 같은 문제가 돌출될 것으로 우려한다. 극심한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중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채 정치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