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공기' 보잉 787 드림라이너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1'에서 한국 최초로 공개된 보잉 787드림라이너.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면 출입문의 두께가 기존 항공기보다 얇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체를 두드려보면 느낌도 다르다. 차가운 쇠붙이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플라스틱을 두드렸을 때처럼 탁한 소리가 난다. 알루미늄 대신 무게가 20%가량 가볍고 내구성은 좋은 플라스틱 탄소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비행기가 '꿈의 항공기'라는 별칭을 갖게 된 배경이 바로 이 소재다. 보잉 787은 전체 중량의 50%를 탄소소재 섬유를 사용해 제작했다. 동체가 가벼워졌기 때문에 연비는 좋아졌다. 동급 항공기에 비해 20% 적은 연료를 사용한다. 250~290명의 승객을 태우는 중형 항공기지만 연비가 좋아 비행거리가 1만4200~1만5200㎞로 길다. 도쿄에서 뉴욕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탄소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기내 환경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동체가 다른 항공기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도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운항 고도는 1만3100m이지만,실내 체감 고도가 1830m로 유지돼 타 항공기보다 편안한 호흡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항공기 객실 고도보다 600m가량 낮은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플라스틱이 많이 함유돼 있어 부식에도 강하다. 실내 습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승객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유지 · 보수 기간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어 이용 항공사들로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창문 크기 확대에 따른 압력을 견딜 수 있다. 기내창문 크기는 높이 47㎝,너비 28㎝로 동급 기종 대비 60%,기존 항공기 가운데서도 가장 크다. 랜디 틴세스 보잉 부사장은 "승객들은 장거리 여행을 마친 후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덜 피곤하고 상쾌한 느낌을 원한다"며 "787은 적절한 습도와 기내 압력 유지에 따른 충분한 산소 공급,넓은 차양 등을 통해 이 같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787은 대한항공이 핵심 부품을 직접 제작하는 동시에 2016년부터 총 10대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B787 제작 및 설계사업에 참여해 6가지 핵심 부품을 부산 테크센터에서 제작하고 있다. 특히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필수 날개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은 이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016년부터 B787-9 1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미주와 유럽 노선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