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이 낱낱이 벗겨지는 것을 죽음보다도 싫어한다. 하지만 과실이나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고치는 자세야말로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단점이 드러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면서도 그것을 고치는 데는 열성적이지 않다. 그래서 공자는 힘주어 말했다. "잘못을 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게 바로 진짜 잘못이라고 할 만하다(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마흔,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은 인생이 조금 보이기 시작할 나이에 읽어야 할 《논어》의 지혜를 풀어쓴 책이다. 먼훗날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향기를 일구는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선 공자의 말을 통해서 나 자신이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을 깨우쳐준다.

공자가 어떤 미덕으로 주위 사람들과 목표를 함께하며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갔는지도 살펴본다. 공자는 출신 성분이 다른 3000여명의 제자집단을 이끌며 이들 사이를 탁월하게 조율했고,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한마디로 자신을 잘 건사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수기안인(修己安人)의 지혜를 일깨워준다.

저자는 《논어》 전문을 크게 '응용''지도력''모델''형상화''덕목''핵심가치' 등의 여섯 가지 범주로 분류한 뒤 다시 세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세부 주제들은 다음과 같이 쉬운 제목으로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

말은 굼뜨게,실행은 재빠르게 하라.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의 형제 자매다. 지난 일을 오늘로 끌고 오지 마라.제때에 할 말을 하라.본성보다는 습관에서 차이가 생긴다. 말은 믿음을 낳고 행동은 열매를 낳는다. 절대 긍정과 절대 부정을 넘어 상황을 보라.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타인에게 시키지 마라.정의 없는 용기는 혼란을 낳을 뿐이다….

공자가 강조한 '군자'상은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도 필요한 인간형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이 요구되면서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추구하는 군자야말로 바람직한 기업가상과 부합된다는 얘기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소인배가 이끄는 기업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논어》를 카페모카에 비유한다. 커피뿐 아니라 초콜릿과 휘핑크림 맛을 느끼는 것처럼 입에 댈 때마다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