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자영업멘토링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국 15개 자영업소를 대상으로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4개월간 컨설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컨설턴트와 점주가 한마음으로 성공 점포 만들기에 나선 결과,상당수 점포의 매출실적이 컨설팅 이전보다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중 성과가 뛰어난 점포를 중심으로 변화된 모습을 매주 월요일자 '자영업길라잡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서울 삼성동 강남구보건소 대로변에서 청담역 방향 첫 번째 골목 안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붉은색이 인상적인 간판이 보인다. 차이린(Chai Lyn).'아름다운 중국요리의 숲'이란 뜻의 중식당이다. 중화요리 전문점에 있기 마련인 독립공간(룸)도 없는 이 식당 안에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에도 손님들이 꽉 차 있었다. 이정섭 차이린 사장(43)은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뿐 아니라 분당 등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차이린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2009년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일본라멘전문점을 운영하던 이 사장은 매출 대비 수익이 기대보다 낮자 가맹점을 접고 개인 독립점으로 재창업하기로 했다. 지인에게 소개 받은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 출신 조리장을 영입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맛깔스러운 중식'을 기치로 내걸고 중식당을 냈다. 한동안 매출과 수익은 제자리를 맴돌았고,프랜차이즈 사업도 펼치고 싶지만 혼자 힘으로는 막막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진행하는 자영업멘토링 사업을 접하고선 무엇보다 손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 인상 계획을 세웠다. 멘토를 맡은 윤태용 F&B창업컨설팅 소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음식을 파는 것이 차이린의 모토이지만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 운영비를 따져보면 지나치게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트 메뉴와 고급 요리 가격을 평균 10% 올리는 대신 자장면 짬뽕 등 대중적인 단품 메뉴의 가격은 그대로 뒀다. 이 사장은 "가격이 올랐느냐고 문의한 손님은 지금까지 2명에 불과했다"며 "가격을 인상했는데도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손님들의 가격저항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혹시나 있을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홍보도 강화했다. 한번 보고 버리는 낱장 전단지가 아니라 손바닥 크기의 카드 형태로 전단지 5000장을 제작했다. 작은 봉투에 넣어 인근 사무실,빌라,주유소 등에 배포했다. 이 사장은 "대개 전단지 회수율을 2%로 잡는데,이번에 제작한 전단지는 20%가량 회수됐다"며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메뉴 강화를 위해 분기별로 계절특선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재래 된장소스로 만든 '된장자장면'은 차이린에서 인기 메뉴로 자리잡았다. 이달에는 더위에 기운을 더하는 '특선 불도장'을 내놨다. 오골계,해삼,전복 등이 들어간 중화요리 대표 보양식이다.

이 결과 지난 4월 초 멘토링에 들어가기 전 한 달 6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달 7000만원으로 17% 정도 늘어났다. 순이익도 70% 정도 껑충 뛰었다. 고정비용에서 40%를 차지하던 인건비 비중은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레 낮아졌다.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주문 받는 요령을 교육한 것도 주효했다. 이 사장은 "매출과 순익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이달에는 개점 후 최대치인 한 달 매출 7500만원,순익 1400만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린 운영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 사장은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체인점 형태의 가맹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윤 소장은 이에 대해 '전수 창업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것을 권했다. 그는 "중식당은 요리가 다양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직접 예비창업자를 선별해 음식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본사가 일정 부분 투자해 공동 경영을 해나가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리=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담당 컨설턴트=윤태용 F&B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