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업체들이 게임 개발사가 아닌 PC방 관리 프로그램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지난해 CJ E&M 게임즈(당시 CJ인터넷)가 업계 1위 미디어웹아이를 사들인 데 이어 이달 13일엔 네오위즈게임즈가 업계 2위인 에이씨티소프트를 품에 안았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 때문이다. 유선 온라인 게임업체의 경우 국내 매출에서 PC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처럼 정액제 서비스를 하면서 고사양 PC를 요구하는 게임들은 이 비율이 훨씬 높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월정액,부분 유료화 등 이용자들의 소비 성향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며 "컴퓨터 시작 화면 등에 게임 광고,게임 아이콘을 탑재할 수 있어 게임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한다.

PC방 문화가 발달한 국내의 PC방 관리 프로그램은 이미 세계 곳곳의 PC방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이들 해외 PC방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PC방을 관리하고 있다. 한게임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NHN은 지난해 PC방 영업 마케팅 전문회사 게임마케팅앤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엔씨소프트는 총판업체에 위탁했던 PC방 영업을 작년부터 직영체제로 바꿨다.

물론 대형 게임사들의 PC방 사업 진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디어웹아이(50%)와 에이씨티소프트(30%)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80%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PC방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PC방 이용자들을 자사 게임으로만 유인하는 등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