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브레인 한국창의 케이원 등 일부 대형 투자자문사들에 국한된 현상으로 자문업계 내에서도 차별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자문형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 8월 일찌감치 상품을 출시한 하나은행에 이어 자문형신탁을 판매하는 은행은 세 군데로 늘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중순 판매에 돌입하기 위해 자문사를 지정했다.

최근 자문업계는 은행의 러브콜을 받느냐 못받느냐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은 고객 자산 규모나 판매망에서 증권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의 판매사별 펀드 판매 잔액(4월 말 기준)을 보면 KB국민은행이 22조6120억원으로 1위,신한은행이 18조830억원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중 펀드를가장 많이 판매한 미래에셋증권(17조7850억원)보다 수조원씩 많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자문형신탁을 판매 중이거나 판매 예정인 5개 전 은행의 자문사로 선정됐다"며 "은행의 판매역량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인투자자문은 증권업계 자문형랩 바람이 분 지난 한 해 동안 운용(일임+자문) 자산이 3조원 이상 증가해 8일 현재 5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자문사 중 선두권을 형성한 한국창의와 코스모 등도 자문형신탁을 '물만난 고기'처럼 반기고 있다.

하지만 몇몇 자문사를 제외한 대부분 자문사들은 자문형신탁 시장이 열렸지만 오히려 씁쓸해하고 있다.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는 "은행은 보수적인 조직이라 대형 자문사 위주로만 선정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성과는 좋았지만 후발주자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