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진도 9.0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밤부터 국내에서 구글,유튜브 등 일부 해외 사이트 연결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늦게부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구글 접속이 너무 느려서 숙제 목록이라든가 스케줄,구글 닥스에 저장해놓은 숙제 등 하나도 잘되는 것이 없네요'(아이디 sapphirelunar),'몇몇 사이트 접속이 전혀 안 되는데 왜 그런가요?'(dummycode) 등 인터넷 접속 지연과 관련된 문의가 줄을 이었다.

구글 측은 사이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재팬과 미국 본사,구글코리아 등 상호 간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일본 KDDI 한 · 일 케이블 손상

국내 초고속 인터넷업체 중 LG유플러스 사용자는 12일 하루 종일 구글 관련 사이트 접속에 불편을 겪었다. 사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LG유플러스는 13일 오후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지진으로 손상되면서 구글 관련 사이트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구글 사이트(구글코리아,구글닷컴,구글재팬,유튜브 등)를 이용할 때 일본 서버를 쓰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KJCN 일부를 이용하는 KDDI와 제휴해 이 회사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진으로 KDDI 한 · 일 케이블이 손상됐는데 피해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13일 오후 4시30분 임시로 서비스를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으로 한 · 일 간 케이블뿐 아니라 일본 · 미국 간 해저케이블이 손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재용 방송통신위원회 비상기획관실 재난총괄팀장은 "일본과 미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JUCN에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 통신 장애가 일어났었다"며 "대부분 긴급 복구했지만 일부 회선은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훼손된 케이블 복구 시기 불투명

국내 초고속 인터넷 업체 중 KT만 전용 해저케이블을 갖고 있을 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케이블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망을 빌려 쓰는 회사들은 일본을 경유해 미국과 접속하는 케이블 대부분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인 센다이 인근을 통과한다. 때문에 직 ·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용 해저케이블을 가진 KT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통위는 일단 지진으로 인한 통신대란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 기지국 붕괴로 인해 무선통신이 제약을 받는 일이 있겠지만 LG유플러스의 사례를 제외하면 한 · 일 간 유선 인터넷에 큰 문제가 없고 무선인터넷 역시 와이파이망을 통해 정상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긴급 복구한 회선의 경우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훼손된 KDDI의 케이블은 정확한 복구 시점을 추정하기가 불가능하다. 방통위는 11일 오후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 팀장은 "통상적인 케이블 손상과 달리 지진 여파가 얼마나 오래 갈지 몰라 언제 배를 띄워 케이블 복구에 나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해저케이블

전기 통신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바닷속에 설치하는 케이블이다. 최초의 해저 케이블은 전보신호를 전달했다. 이후 음성에서 데이터 통신까지 발전했다. 대부분 케이블은 광 섬유 기술을 이용,디지털 신호를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지름이 69㎜이며 무게는 m당 10㎏지만 더 얇고 더 가벼운 케이블이 심해 지역에 쓰인다. 케이블은 지진으로 끊어질 수 있으며 배의 닻으로 파손되기도 한다. 상어가 케이블을 무는 경우에도 손상을 입는다. 케이블을 수리하는 선박이 별도로 있으며 국내에서는 KT가 전용 선박 1대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