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이 내달 1일 김병철 신임 총장 취임을 앞두고 총장 선출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수의회에서 탈퇴했다.

11일 고려대에 따르면 문과대 소속 교수의원인 조대엽(사회학과), 이진한(한국사학과), 최규발(중문과) 교수는 지난 7일 `교수의원직을 사퇴하며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11월 총장 선출 첫 단계로 전체교수가 참여한 예비심사 투표의 개표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교수는 "우리는 교수의회가 주관했던 예비심사 개표 방식의 파행에 분노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교수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현 의장단과 더는 의회활동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는 비공개 원칙이 투표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악용돼 밀실개표라는 반민주적 코미디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학교 교수 163명은 최근 세 차례 성명을 발표해 교수의회 의장단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추천위가 최종후보 3인으로 올린 인사 중 한 명이 중도 사퇴하고 다른 한 명은 총장이 선임되자 `결말이 정해진 레이스였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고려대 교수 전원이 소속된 교수의회는 교권 확립과 대학 발전을 위한 제언·견제기구로 1989년 발족했으며 단과대별로 교수의원을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