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영국 석유탐사 기업 다나 페트롤리엄에 대한 적대적 인수 · 합병(M&A)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해외에서 적대적 M&A를 성사시킨 첫 사례로,향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 17일 다나 발행 주식 29.50%를 매입한 데 이어 주주들로부터 34.76%의 주식매각 동의서를 접수,총 64.26%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24일 런던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석유공사는 주식 공개매수 제안을 받아들인 주주들에게 다음 달 7일까지 대금을 지급,주식 취득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한 달여 만에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50% 이상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며 "영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공개매수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승인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식 매수 비용은 약 1조9000억원이다.

석유공사는 다나 지분 인수 절차가 끝나는 대로 연말께 이사회를 열어 신규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또 현재 64.26%인 지분 확보율을 상장 폐지에 필요한 75% 이상으로 높여 지난해 인수한 캐나다의 하베스트에너지처럼 다나도 상장 폐지할 계획이다.

다나 페트롤리엄은 영국 북해와 북서 아프리카 등 육 · 해상 광구에서 총 2억2300만배럴(작년 말 기준)의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다나 인수로 원유 자주개발률을 9%에서 10%대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다나 인수로 해외 석유개발 사업의 핵심 거점을 미주와 구소련 지역에서 북해,아프리카 등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