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인터넷 익스플로러6(IE6)'가 인터넷 발전의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나온 지 8년9개월이나 된 이 브라우저 때문에 웹사이트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에 세계 곳곳에서 이 브라우저를 그만 쓰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고,한국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 주도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익스플로러6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01년 8월 내놓은 브라우저.마이크로소프트는 2006년 10월에는 익스플로러7,지난해 3월에는 익스플로러8을 선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나온 지 8년9개월 된 익스플로러6를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익스플로러6 접속자 비중이 44%나 된다. 세계 평균 17.6%(넷애플리케이션 집계)보다 월등히 높다.

◆익스플로러6 무엇이 문제인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안이 취약한 게 문제다. 나온 지 8년9개월이 되다 보니 해커들이 익스플로러6의 허점을 낱낱이 알고 있고,마이크로소프트는 허점 메우는 작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해커들은 이 허점을 악용해 익스플로러6 사용자 컴퓨터에 침입한다. 지난해 말 구글이 중국에서 해킹 공격을 받은 직후 독일은 익스플로러6를 쓰지 말라고 권장하기도 했다.

웹 개발자 입장에서는 익스플로러6는 골칫덩어리다. 웹사이트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싶어도 익스플로러6로 접속하는 사용자들을 감안해야 한다. 웹사이트를 익스플로러7,익스플로러8 등 최신 버전에 맞춰 개발하면 글씨가 깨진다든지,색깔이 제대로 안 나온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별도로 작업해야 한다.

◆전문가들도 "웹 발전 걸림돌" 우려

지난 3~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엑스포'에서는 브라우저 전문가들이 익스플로러6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익스플로러6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차세대 웹 표준에 관해 논의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팜 엔지니어인 다이온 앨메어는 "5년쯤 후에는 익스플로러6 문제가 사라지겠지만 그때까지 웹 개발자들은 목에 닻을 걸고 헤엄쳐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인 조지오 새도는 "익스플로러8으로 업그레이드 하라고 권유하지만 중국에서는 불법 윈도 사용자가 많아 문제"라고 설명했다. 야후 웹 개발자인 더글러스 크록포드는 "주요 웹사이트들이 동시에 익스플로러6 사용자들에게 다른 브라우저를 내려받게 하자"고 제안했다. 익스플로러6로 들어오면 차단하고 5,6개 브라우저 가운데 하나를 내려받게 하자는 것.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익스플로러6 그만 쓰자(IE6 NO MORE)'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덴버에서는 지난 3월4일 '익스플로러6 장례식'도 열렸다. 행사 참석자들은 검은 수트를 입고 헌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 팀에서는 조화와 함께 '익스플로러6,그동안 고마웠어'란 조사(弔辭)를 보냈다. 한국에서도 캠페인 사이트(www.ie6nomore.kr)가 만들어졌고,1600여명이 서명했다.

◆국내에서도 MS 주도로 업그레이드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들에게 브라우저를 익스플로러8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은행 증권사 등과 협력해 익스플로러8으로도 인터넷뱅킹을 무난히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제는 포털 사이트,온라인 쇼핑몰 등과 공동으로 익스플로러8을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하고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브라우저로는 익스플로러 외에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이 있다. 시장조사기업 넷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작년 4월 67.77%에서 금년 4월 59.95%로 7.82%포인트나 떨어졌다.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