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멀버리 '알렉사 백'에 반하다
제품의 희소성과 개성이 중요시되면서 한동안 명품업계에서는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잇(it)백'이 사라지는 듯했다. 대신 로고를 숨기거나 '샤넬 클래식 2.55'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아이콘백 등이 대세였던 것.

올 봄엔 전 세계 여성들에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잇백'이 다시 등장했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가 올 봄 · 여름 컬렉션으로 내놓은 '알렉사 백'(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가격은 소재나 사이즈에 따라 119만8000~239만8000원에 이르지만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온다.

'알렉사 백'은 전 세계 여성들이 동경하는 영국 톱모델 알렉사 청(Alexa Chung)에서 이름을 따왔다. 멀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엠마 힐이 여성스러운 꽃무늬 드레스에 멀버리 남성용 브리프케이스를 든 알렉사 청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71년 영국에서 탄생한 가죽 브랜드 '멀버리'는 지난 1월 7가지 스타일의 '알렉사 백'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했다. 각종 패션매체를 통해 제품을 내놓기 전부터 입소문이 나 국내에 들여온 1차 물량은 4일 만에 매진됐다. 2차 물량은 모두 예약주문으로만 팔렸고,지난달 말 3번째 입고된 제품마저도 금세 동났다.

석달간 매장당 200여개를 팔아 국내에서 멀버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나 급증했다. 알렉사 백 매출이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수입판매업체인 신화코리아의 이지영 멀버리 마케팅팀 계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문이 폭주해 추가 주문을 내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전국 9개 매장마다 100~200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여성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이 백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남성성과 여성성이 적절히 조화된 가방으로 여성스러운 원피스부터 청바지까지 어떠한 차림에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토트 백 · 숄더 백 등으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