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을 고금리로 운용하고 싶다면 상호저축은행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시중은행보다 0.5%포인트 정도 높은 연 5%대 초중반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것을 기대해 예금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돈을 넣는 것과 금리가 오른 뒤 넣는 것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하고 예금 금리가 오른다 해도 지금보다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몇 개월간 유동자금을 손에 들고 있는 것보다 다소 금리가 낮더라도 지금부터 차곡차곡 이자를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 5%대 정기예금 금리

전국 104개 저축은행 중 80여곳이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 이상의 이자를 주고 있다. 자산 건전성이 양호한 대형 저축은행도 대부분 연 5%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과 그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은 연 5.4%의 이자를 준다. 대전저축은행도 서울 지점에 한 해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연 5.4%의 이자를 준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사인 대전저축은행은 명동 논현동 잠실 등에 서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삼화저축은행 서울저축은행 등도 연 5.4% 금리를 제공한다.

솔로몬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W저축은행 푸른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에이스저축은행 등은 연 5.3%의 금리를 준다. 부산저축은행 스카이저축은행 등은 연 5.2%의 이자를 준다. 동부저축은행 SC스탠다드저축은행 등은 연 5.1%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적금에도 고금리 적용

저축은행들은 정기적금에 정기예금보다 1.0%포인트 정도 더 높은 이자를 주고 있다. 매달 조금씩 돈이 들어오는 적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에이스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등은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6.8%의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대전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등은 연 6.5%,토마토저축은행 W저축은행 등은 연 6.2%의 이자율을 각각 적용한다.

경기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미래2저축은행 서울저축은행 스카이저축은행 등은 연 6.0%,동부저축은행 신라저축은행은 연 5.9%의 이자를 각각 준다. 푸른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1년짜리 적금 금리는 연 5.8%다.

◆매력적이지만 안정성 체크해야

저축은행 예 · 적금은 복리(複利)식 상품구조로 돼 있다. 시중은행의 일반 예 · 적금은 고객이 맡긴 돈에만 이자를 지급(단리)한다. 반면 저축예금의 복리식 예 · 적금은 원금 외에 이자에도 이자를 준다. 복리식은 오래 넣어두면 넣어둘수록 이자액이 단리식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저축은행이 취약할 수 있다. 최근 자산 규모 1조원이 넘는 전북의 전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해 많은 예금자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따라서 저축은행과 거래를 하기 전에는 항상 건전성 지표를 확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통상 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8% 이상,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이면 '8 · 8 클럽'이라고 불리는 우량 저축은행으로 분류된다. 홈페이지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경영공시 정보를 볼 수 없게끔 해놓은 저축은행,최근 부실 위험성 때문에 언론에 자주 언급된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저축은행 예금은 예금자보호 대상이긴 하지만 문을 닫게 되면 해당 저축은행과 약정을 맺었던 금리대로 이자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예보에서 돈을 돌려받을 때에는 예보 자체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보는 이달 말까지 연 2.37%의 자체 이자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예보는 저축은행 한 곳당 5000만원까지만 예금자 보호를 해준다. 따라서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 미만의 돈을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해 놓으면 저축은행이 파산해도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