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신 5%ㆍ베드신에 10% 쑥쑥 '아이리스 시청률의 법칙'
한국 첩보원 현준(이병헌)은 헝가리에서 윤성철 북한 최고인민위원장을 저격용 라이플로 한 방에 암살한다. 본부인 국가안전국(NSS)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지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현준은 암살 직후 북한공작원 철영(김승우)에게 쫓기며 복부에 총상을 입는다. 다급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본부에 지원을 요청하지만 냉정하게 거절당한다. 그는 가까스로 숙소로 돌아와 스스로 배에 박힌 총알을 빼낸다. 이때 동료 요원이자 친구인 사우(정준호)가 들어와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러나 사우는 현준을 향해 총을 겨눈다. "미안하다. 명령이야"라고 말하며.조직 내 배신과 음모를 예고하는 것이다.

22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4회분은 전국 기준 시청률 26.2%(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며 30% 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200여억원을 투입한 20부작 첩보액션물 '아이리스'는 400억원대의 '태왕사신기'(2007년) 이후 투자비가 가장 많이 투입된 드라마.한류스타 이병헌을 비롯해 김태희,정준호,김승우,김소연,빅뱅 탑 등 캐스트가 화려하다. '실미도'의 시나리오를 쓴 김희재 작가는 "진지한 드라마지만 캐릭터들이 잘 살아났다"며 "노련한 연기자들답게 코미디 요소로 호흡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의 연기가 첩보와 멜로란 두 수레바퀴가 이끄는 이야기에 잘 녹아 있다는 얘기.여기에 할리우드 첩보영화들에서나 봤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이 많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테러리스트 추격전,로프에 매달린 채 대형 댐 아래로 떨어지는 액션,고속 스피드의 자동차 추격전 등이 이어진다.

이런 무거움과 긴장감을 단박에 털어내는 에피소드는 톱스타 김태희와 이병헌의 러브스토리.첫 만남 이후 농도 짙은 키스신과 베드신이 회마다 새롭게 등장하며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병헌과 김태희의 미공개 러브신을 담은 동영상은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에서 다른 드라마들의 3배가 넘는 20만건을 돌파했다.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본 방송에서 심의가 반려되는 장면들을 모은 콘텐츠를 온라인 유통시장에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일본에 이어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등 7개국에 선판매됐다.

'아이리스'효과는 유통 · 여행가로도 파급되고 있다. 이병헌을 모델로 기용한 LG패션 마에스트로가 '뵨사마 효과'에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이 입은 파시미나(풍성한 머플러),니트,셔츠 등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대부분 소진됐다. 하나투어는 '아이리스' 촬영지인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와 경기 가평 자라섬을 묶은 여행 패키지 상품을 선보여 2주일 만에 300개 패키지를 판매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