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현장에서 연기가 솟아올랐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볶음밥,김치볶음,소시지 반찬이 든 전투식량을 가져와 발열백의 끈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뜨거운 수증기와 수소가 1m가량 치솟았다. 전투식량은 군인들이 외부에서 훈련할 때 먹는 비상식량으로 다 익힌 레토르트음식과 발열체를 담아 90도 이상의 열로 20여분간 데우는 원리다. 그 열을 내는 수증기와 수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데다 적군에 발각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뜨거운 수증기와 수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건 밥을 먹으려다 적의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적에게 노출위험이 있는 데다 하자가 있는 제품의 납품과정에 비리가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평소에 군대 급식에 관심이 많아 전투식량을 시식하다 연기가 너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런 불량제품을 개발하는 데 1996년부터 무려 7년이나 걸렸고 3년 동안 기술시험,부대운용시험을 거쳤다"며 "그 과정에서 이렇게 큰 하자가 드러나지 않은 건지,또 시험을 어떻게 통과해서 승인을 받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국방부는 전투식량을 120억원어치 구매했고 내년에는 107억590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국방부는 "결함을 확인한 뒤 올해 7월부터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도록 개발에 착수했다"고 답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