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나라의 '외교사'에 있어 일대 사건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지구촌 유지모임'으로 통하는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한국에 모인다는 상징성과 더불어 역대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G20 정상회의 개최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정부는 당장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역대 국제회의 개최 경험 등을 감안할 때 경제적 효과가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G20 정상회의는 규모 면에서 볼 때 역대 국제회의와 비교할 수 없는 '매머드급'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회의로는 아시아 · 유럽정상회의(ASEM)와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있다. 2000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ASEM 회의는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과 아시아지역 국가 등 26개국 정상과 수행원,해외 취재진 등을 합쳐 4700여명이 참석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회의는 ASEM에 비해 참가국 규모는 작았지만 행사 규모는 더 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국 정상을 합쳐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했으며 각국 정상들을 따라 방한한 수행단 규모는 7100명에 달했다.

이들 회의에 비해 내년 11월 열릴 G20 정상회의는 참가국은 20개국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참석자 규모는 최대가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을 따라오는 미국 측 대표단과 경호팀 등 수행단 규모만 1000명에 달하고 주요국 정상들의 수행원도 국가당 최소 2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참석자,1000여명의 각국 취재진 등을 합칠 경우 정상회의 참석자 수는 1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정상회의에 앞서 각료회의,재무장관회의,준비기획단 회의 등 수십차례의 회의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인원은 2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도 역대 회의보다 클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부산발전연구원이 계산한 2005년 APEC 회의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3900억원 △부가가치 유발 1700억원 등 5600억원.여기에 회의 개최에 따른 일자리 증가 등을 감안하면 약 1조1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개최 도시와 세부 회의 준비 과정 등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APEC 회의 때를 상회하는 2조원에 육박하는 부가가치 ·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직접적 효과와 더불어 우리 경제에 미칠 간접적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란 사실만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고,더 나아가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관계자는 "2002년 한 · 일 월드컵 개최로 우리가 얻은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가 7조원이었다"며 "G20 정상회의 개최는 한국이 글로벌 경제의 방향타를 쥔 선진국들의 대표 모임을 이끈다는 점에서 브랜드 홍보 효과가 그에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도 이날 "한국이 내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효과는 서울올림픽 개최만큼이나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