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신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사진)이 '공격경영' 의지를 밝혔다.

권 사장은 26일 대만 웨스틴 타이베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황창규 사장과는 다른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기불황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당초 계획했던 공급량 100% 증가 일정도 차질없이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바닥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며 급격한 가격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황(黃)의 법칙'이 올해에도 계속되느냐는 질문에 "나도 내 색깔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 뒤 "황의 법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바이트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뒤부터 매년 9월 용량을 두 배씩 늘린 신제품을 내놓으며 '황의 법칙'을 입증해왔다.

권 사장은 비메모리(시스템LSI)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시스템LSI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진행해왔던 5대 사업에 3개 항목을 더해 비메모리 사업을 연간 20%씩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회사의 수익구조를 비메모리로 넓혀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신규 사업으로는 △디지털 TV용 반도체 △메모리 카드용 구동칩 △차세대 DVD 플레이어용 반도체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스마트 카드용 집적회로(IC) △MP3 플레이어용 구동칩 △휴대폰에 장착되는 카메라에 들어가는 CIS(CMOS 이미지센서)칩 △내비게이션용 연산장치(AP) 등 5개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타이베이=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