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기반의 데이터 저장매체인 SSD(Solid State Drive)를 통해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메모리반도체 '지존' 위상을 굳혀나갈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6일 대만 웨스틴 타이베이 호텔에서 제5회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 2008'을 열고 최고속 PC 인터페이스(SATA2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SSD로는 세계 최대급 용량인 256GB이자 세계 최소 두께인 2.5인치급 MLC(멀티레벨셀) 기반의 SSD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6년 3월 세계 최초로 32GB SSD를 선보인 이래 2007 3월 64GB SSD(PATA), 같은해 9월 동일 용량의 고속 SSD(SATA), 올해 1월 MLC 128GB, 그리고 불과 4개월만에 이날 차세대 제품 개발의 성공 사실을 알렸다.

D램과 함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양대축인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차세대 응용처로 각광받고 있는 SSD의 대용량화와 고성능화를 동시에 급속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반도체 동력으로 삼고있는 SSD는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버)에 들어가는 모터와 기계 구동장치가 필요없어 열과 소음이 거의 없고 외부 충격에도 강한 장점을 갖고있다.

이번 삼성 제품은 특히 머리카락 굵기의 2천500분의 1 정도인 51나노 공정의 16Gb MLC(멀티레벨셀) 낸드 128개로 구성된 것으로, 2.5인치 SSD 가운데 최대 용량이자 최소 두께다.

삼성전자는 현재 SSD가 주요 PC업체의 초경량 슬림형 노트북PC 시장에서 최적의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캠코더, 차량용 내비게이션, PDA, 프린터 등에도 4GB, 8GB 등의 용량급이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용처를 넓혀가면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SSD는 단순히 HDD를 대체하는 개념에서 머물지 않고 고성능, 저전압, 충격 내구성 등의 장점을 앞세워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2002년 휴대전화 주요 부품이던 노어플래시를 낸드플래시로 대체하는 것을 주도한 것과 같은 '삼성의 반도체 선도역량 과시'를 앞으로 SSD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가 "SSD 장점인 '경박단소'와 '저(低)소비전력'이 더욱 강화됨으로써 SSD 수요처를 종전 노트북 PC 시장에서 하이엔드 PC와 서버로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아이서플라이 등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SSD는 앞으로 1-2년 이내에 낸드 플래시 시장 성장엔진 '넘버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서플라이가 최근 집계한 자료로는 2010년이면 SSD를 중심으로 한 낸드플래시 기반 PC용 저장매체 시장 점유율이 MP3.PMP, 휴대전화, USB 등 시장을 추월해 1등 지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SD는 2012년까지 연평균 124% 성장하면서 그해 연간 87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만들 것이라는 게 아이서플라이의 진단이다.

한편 ATA는 PC와 SSD를 연결시켜주는 인터페이스 규격으로, SATA는 Serial(직렬) ATA를 의미하고 PATA는 Parallel(병렬) ATA를 뜻한다.

SATA2는 최근 나오는 고가의 고성능 노트북PC 일부 제품 등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보면 된다.

인터페이스별 최고 속도는 PATA 0.2Gbps → SATA 1.5Gbps → SATA2 3Gbps 순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