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MBA서 '열공' 하는 직장인·중견사업가들 "문예코드 읽어야 부자마음 사로잡죠"
"문화예술 비즈니스는 그 자체가 '종합예술'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비즈니스와는 접근법이 달라야 합니다."

지난 23일 오후 7시 서울 홍익대 문화예술 MBA과정(경영전문대학원) 강의실.의류회사 폴햄의 박재홍 회장,이상 헤이리예술마을 사무총장,최대식 동부증권 도곡동지점 개설준비TF팀장 등 29명의 학생들이 조명계 교수의 '가격 정책'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

조 교수가 일반 마케팅과 문화예술 마케팅의 다른 점을 묻자 최 팀장(47)이 "일반 마케팅은 최대 이익을 내는 데 목적이 있지만 문화예술 마케팅은 보다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즐기게 하는 데 있다"고 답했다.

조 교수는 "세종문화회관의 좌석 중 50%가 로열석"이라며 "상위 1%에만 프리미엄을 주는 일반 마케팅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익대 문화예술 MBA는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개설된 문화예술 특화 MBA.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토론으로 강의실을 달구는 이유는 뭘까.

최 팀장은 "언뜻 보면 금융과 문화예술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며 "부자 고객들을 상대하려면 문화예술적 소양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큰손'고객 유치를 위해 새 점포를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상 사무총장(50)은 헤이리 예술마을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만학'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까진 헤이리로 사람들을 모으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전체를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을 내놓을 때"라며 배움의 이유를 설명했다.

각계 출신이 '동학(同學)'이란 것도 이 MBA과정의 장점이다.

캐릭터 인형을 일본에 수출해 대박을 터뜨린 박은경 아르스 그라치아 아르티스(ACA) 대표(29)는 동문들이 운영하는 의류 회사 폴햄,음반 사업체인 뮤직시티미디어와 전략적 제휴를 논의 중이다.

박 대표는 "인형 캐릭터 산업은 토털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라며 "각계에서 활약하는 동문들이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 한국LPG 회장(45)은 "지금은 에너지분야 사업을 하고 있지만 향후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고 싶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하는 명품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