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인터넷기업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시가총액 6조원대에서 출발한 지 9개월여 만에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구 IT(정보통신) 산업의 강자 KT의 시가총액(12조8000억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NHN은 9700원(4.84%) 오른 21만원에 마감됐다.

올 들어 두 번이나 연간 실적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성장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신고가 경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NHN의 시가총액은 10조482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LG텔레콤에서부터 7위인 키움증권까지 모두 더한 시가총액과 맞먹는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KTF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기 전인 1999년 12월28일 37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당시는 IT 버블 시기였다는 점에서 실적을 기반으로 한 NHN의 10조원 돌파는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2년간 매출 증가율이 70%에 달하고 40%대 안팎의 이익률을 유지하는 폭발적 성장세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

NHN은 지난 14일 연초 매출 8700억원,영업이익률 38∼40%로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매출 8900억원,이익률 40%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올 NHN의 EPS(주당순이익)를 전년 대비 75.8% 증가한 5735원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박재석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검색 외에 온라인게임의 실적 기여도가 높은 데다 일본 검색시장 진출 등의 호재로 실적이 훨씬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구 IT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KT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KT는 2003년 11월 이후 4년 동안 4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매출도 최근 2년째 11조8000억원 선에 정체돼 있으며 올 EPS는 전년보다 21.6% 줄어든 3425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최근 성장 동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NHN은 내년엔 매출 1조원 돌파에 이익률 50%를 기대할 정도로 역동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NHN의 목표가를 26만원으로 높였다.

이 수준으로 주가가 뛸 경우 시가총액은 13조원대에 진입,12조원대를 맴돌고 있는 KT를 추월하게 된다.

NHN의 실적개선 속도가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뛰어넘고 있는 데다 수급도 안정적이어서 주가 강세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NHN은 8월 검색시장 점유율 77%,블로그 점유율 74.9%로 인터넷시장에서 절대적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성에서 이미 미국 구글,일본 야후재팬을 뛰어넘으면서 국내외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