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14일,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날!

중년들은 농경 사회에 태어나 배고프다가 산업 사회에 들어서서 먹고 살 만하니 좀 살 것 같았는데 갑자기 정보화 사회로 내던져지면서 살아내기 힘들고 내쫓기고 밀려나는 것 같아 서글프다.

해가 바뀌고 달력이 두세 장 넘어가도 당최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없다.

나라에서 기념하고 싶은 국경일은 퇴색되어 가고 태극기 달랑 하나 거는 것도 안 하고 왜 쉬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그들만의 잔치로 국경일보다 더 요란한 날을 만들어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살다 보면 때로는 남들이 사는 거 커닝도 하고 벤치 마킹할 필요가 있다.

중년의 사랑은 서로 서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신문 광고를 보니 만나서 교양 강좌도 듣고 맛난 거 먹으면서 친목을 도모하자는 잘나신 분들만의 잔치에 자격 조건은 60세 이상이나 '정신 연령 40 미만인 자'를 특별 우대한다고 해 신선함을 느꼈다.

젊게 산다는 건 좋은 일일 것이다.

요즘 오래된 부부들이 앙코르 결혼식을 하면서 '어떻게든 신혼의 단꿈을 다시 한번 꿔 볼까나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리마인드 웨딩(remind wedding)은 색다른 이벤트로 부부애를 다지기 위한 세리머니로,초심으로 돌아가서 늘 처음처럼 살고 싶은 간절함일 것이다.

"그 전에는 내가 뭐라고 한 마디 하면 찍 소리도 못하더니 이젠 얼마나 왁왁거리는지 내가 못 당하겠단 말야.그러니 어쩌겠어,그래도 딴 생각 안 하고 잘 살아 주니 고맙지 뭐.요즘 바람 피우는 여자들이 좀 많아? 어떻게든 잘해 줘야지 안 그랬다간 어떻게 될지도 몰라."

사랑의 적(敵)은 시간이다.

애정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랑의 호르몬 분비는 1년이 지나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은 약해지고 위기가 닥쳐온다.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게 해 준다며 속삭이던 황당무계한 약속은 부도 어음이 되어 버리고,습관적인 섹스는 하품을 동반한다.

늘 똑같은 테크닉이 아닌 어떤 변화를 위해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변해 버린 남편에게 짜증을 내고 그 때의 약속을 지키라며 바락바락 악을 쓰는 아내,쉽게 거친 말을 쏟아내는 아내의 입을 틀어막는 건 선물이나 현찰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내 입장은 정말 그건 아니다.

가끔 드라마에서 연인들이 집 앞의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앉아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긴 연인들처럼,늦은 밤 집에 그냥 들어오기 좀 거시기할 때,아내를 불러내 막대 사탕 추파춥스를 건네 주면서 그네에 앉히고 남편이 밀어 준다면 조금은 닭살스럽고 유치하지만,그 날 저녁은 아주 달콤하고 행복할 것이다.

동그라미가 시원찮다고 시들어 가는 사랑에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그저 가슴 아파하는 남편들은 뒤돌아볼 일이다.

'내가 사랑을 지키기에 너무 게으른 것은 아닐까?'라며….

아내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싶은데,안 하던 짓을 하려니 생뚱 맞고 쑥스러울 때 화이트 데이를 핑계로 달콤해지면 어떨까? 아내와 스킨십을 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면 사랑은 두 배가 되고 기쁨은 네 배가 된다.

사탕을 먹으면서 설왕설래한다면 좋을 것이고 온 몸에 사탕을 발라가며 하나가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봄도 됐는데 모처럼 소싯적에 가 봤던 그 추억 속을 복습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추억을 말하는 것보다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게 훨씬 더 해피하니까.

사소한 이벤트라도 남발하다 보면 아내를 기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거창하게 리마인드 웨딩까지는 아니더라도 막대 사탕 하나씩 빨면서 팔짱 꼭 끼고 슬프게 살아가는 부부들의 염장을 지르러 나가 볼까나? 사탕보다 더 달콤한 화이트 데이 만세!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