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발사에 성공한 다목적 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가 지구 상공 685km 태양동기궤도를 돌기 시작함으로써 한국도 이제 선진국 수준의 위성을 통한 지구 감시 능력을 갖게 됐다.

아리랑 2호는 1999년 쏘아올린 1호와 번갈아가며 매일 한반도 등 지구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각종 재해나 재난 사고 안보 상황을 1m급의 정밀한 수준으로 감시하거나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 2호는 현재 카메라의 위치를 지구 방향으로 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테스트를 거친 뒤 이르면 9월 중순이라도 첫 영상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 '눈'으로 한반도 감시

아리랑 1호와 2호는 지구를 하루에 14바퀴반 돌면서 한반도 상공을 평균 세 차례가량 통과한다.

두 위성은 똑같은 궤도를 30분 간격으로 돌며 한반도를 찍은 영상을 하루 2∼3차례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제국으로 전송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위성이 찍은 한반도 영상 중 오전 10시30분에서 낮 12시 사이에 찍는 영상물만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 2호는 이 시간대에 한반도 상공을 정확하게 통과하면서 2분30초간 항우연 관제국을 중심으로 반경 2600km에 이르는 한반도와 주변 국가의 지표면을 정밀한 수준으로 촬영한다.

다른 시간대에는 위성이 한반도의 외곽을 통과하거나 밤중이라 찍더라도 영상물이 활용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항우연 관계자는 밝혔다. 아리랑 2호가 지닌 위성카메라는 광학카메라기 때문에 밤 시간대거나 구름이 끼어 있으면 촬영이 불가능하다.

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이러한 탐지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아리랑 5호의 발사를 서두르고 있다. 2008년 쏘아올릴 계획인 아리랑 5호는 밤에도 촬영이 가능한 레이더 카메라를 장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명실공히 낮과 밤 모두 한반도 상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국가 감시체제가 완비된다.

고흥 외나로도와 김제 당진이 첫 촬영지

아리랑 2호는 31일 새벽까지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 8번 교신에 성공했다. 항우연은 현재 광학카메라가 지구를 내려볼 수 있도록 자세를 제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업이 끝나면 탑재체 하드웨어에 대한 상태 확인과 점검을 다음 달 초 수행하게 되며 9번씩 탑재체와 카메라를 청소하고 위성에 들어있을지도 모를 가스를 빼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영상 튜닝작업을 펼치고 시험 촬영지로 실험에 나서게 된다. 현재 첫 촬영지는 우주기지가 들어설 전남 고흥 외나로도와 전북 김제,충남 당진 등 서해안 지역이 꼽힌다. 이 촬영지에는 위성에서 촬영이 가능하도록 대형 물체를 세워놓거나 페인팅,천 설치를 할 계획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모든 시험이 순조롭게 끝나면 원래 예정보다 20일 정도 이른 9월 중순이라도 첫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