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은석 CJ대한통운 CFO

“해외 인수합병(M&A) 및 인프라 투자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최은석 CJ대한통운 CFO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해외M&A 등 5조 투자"
최은석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부사장·CFO·사진)은 지난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최 부사장은 “2020년 글로벌 톱5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선 활동 무대를 국내로 국한해선 안 되며 세계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해외 50개국에 200개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25조원으로 잡고 있는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14개국에 70여개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해외 매출의 비중은 10%대 초반 수준이다.

▷대한통운과 CJ GLS가 지난해 4월 통합했는데 현재 CJ대한통운의 업계 지위는.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종합물류기업이다. 육상운송, 항만하역, 국제물류, 택배, 복합물류터미널 운영, 중량물 등 물류 전 영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기존 1위였던 택배사업 부문에서는 지난해 연간 취급물량 5억상자를 돌파하는 등 통합 이후 확고한 시장 1위 지위를 굳혔다. 또 양사 해외법인 간 상호 시너지 효과로 더욱 촘촘한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운영하게 되면서 국제 물류서비스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 계약물류 분야에서는 컨설팅과 물류 IT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강점과 복합물류터미널, 항만을 비롯한 하드웨어 측면의 강점이 융합돼 차별적인 글로벌 원스톱 물류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최은석 CJ대한통운 CFO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해외M&A 등 5조 투자"
▷지난 한 해 동안 통합 시너지를 위해 진행해온 일들은.

“지난해 중국 물류회사인 스마트카고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중국 주요 도시 및 인도,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지역에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터키 등지에도 거점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국제물류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택배 부문 통합 초기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거점 재배치와 설비 증설, 배송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지난해 5억4000만상자를 처리해 확고한 업계 1위를 고수했다. 이외 그룹의 CI(기업이미지)와 비전을 담은 새로운 차량 디자인을 발표했으며 양사의 해외 법인 통합 운영과 조직 재편 등 국내외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많이 줄고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양사의 택배사업 운영 통합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자회사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KBCT)의 사업 부진에 따라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택배 부문은 통합 이후 정상화돼 지난해 4분기부터 턴어라운드했다. KBCT 역시 부산 북항의 또 다른 운영사인 우암컨테이너터미널(UTC)을 통합해 컨테이너 처리 물량을 크게 늘리게 돼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최은석 CJ대한통운 CFO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해외M&A 등 5조 투자"
▷KBCT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부산 신항 개발에 따라 부산항은 신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최근 신항으로 기항지를 옮기면서 KBCT가 위치한 북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부산 신항·북항 균형발전계획에 따라 북항의 운영사 통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북항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월 KBCT가 북항의 또 다른 부두 운영사인 UTC를 통합했다. 부두 통합 효과로 부두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과당경쟁이 완화되며 이에 따른 하역단가 정상화가 기대된다. 북항과 신항의 균형 발전 및 국내 항만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올해 전체적인 경기와 물류 및 택배업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선진국 실물경기 여건 개선과 이에 따른 수출입 활성화 등으로 인해 완만한 경기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택배업과 밀접한 유통산업 역시 올해 성장률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물류산업 역시 물동량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는 어느 정도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특히 택배산업은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 택배에 배송을 맡기고 있는 온라인 쇼핑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올해 물량이 지난해 15억상자보다 늘어난 16억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배 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은.

“온라인 쇼핑의 성장 외에도 이케아, 아마존 등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신규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따른 해외 직접구매가 증가하며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설치택배, 당일택배서비스, 편의점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들로 구성된 소비자 평가단 ‘CJ택배사랑’을 운영하며 서비스 품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곤지암터미널 택배 터미널 구축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7년께 완공돼 운영에 들어갈 것이다. 전체 집화물량의 70%를 차지하는 수도권 물동량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고객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다른 택배사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1일 2배송이 가능해지는 등 택배산업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계약물류 부문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엔 이익률이 소폭 낮아졌다. 전반적 경기 둔화 등에 따른 결과다. 대형 고객과 전략산업에 영업을 집중하고 일괄물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익에 기반하는 성장과 상시적인 프로세스 혁신 등을 통해 이익률을 제고할 것이다.”

▷2020 비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CJ대한통운이 2020년에 글로벌 공급망 혁신기업(The Global SCM Innovator)이 되겠다는 것이 비전의 핵심이다.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물류에 국한하지 않고 공급망(supply chain) 전체에 걸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사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비전 아래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에 해외 50개국에 200개의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톱 5 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해외 M&A 및 인프라 투자에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핵심 사업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