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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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채권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채권은 오랜 기간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처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조약의 결과로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높은 가격 변동성과 장기간 하락해온 브라질 헤알화 환율로 인해 악명도 높았습니다.

브라질 채권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원화환산 기준으로 10%를 훌쩍 넘어 2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브라질 채권의 전망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브라질 채권, 환율 효과·금리 하락 힘입어 강세 전망"

브라질 채권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선 왜 지금까지 성과가 좋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수익률을 분석해 보면 어디서 수익이 발생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같은 내용이 반복될지 따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초 대비 성과를 분석해 보면 채권 자체 수익률도 상당히 높지만 환율에서 발생한 이익이 조금 더 높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브라질의 높은 실질금리로 인해 대내 금리차가 확대된 점이 환율의 강세를 견인한 배경 중 하나입니다. 브라질의 수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환율에 영향을 줬습니다. 브라질은 원자재(농산물) 위주로 수출해 경기 방어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최근 진행 중인 구조 개혁(신 재정준칙)도 환율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연 13.75%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배경엔 안정된 물가가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더 이상 금리 인상의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 한편 신 재정준칙 추진에 따라 재정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서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이를 지지합니다.

채권에 투자하려면 브라질의 금리에 주목해야 합니다. 브라질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FOCUS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시장에선 현재 연 13.75%인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엔 12.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5년엔 기준금리가 연 9%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합니다. 시장에선 금리 인하 전망을 선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 가격 우상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환율을 살펴보면 달러·원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환차익을 추가로 얻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에서도 곧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미국 및 한국 물가의 안정세가 기대되는 만큼 앞서 언급한 금리 차이는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여 헤알화의 강세 흐름도 아주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라질 채권은 투기등급, 고위험에 유의해야"

하지만 브라질 채권의 신용등급이 현재 투기등급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원칙을 명심해야 합니다.

브라질 채권을 국내 우량채권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헤알화 표시 채권의 경우 기준 금리는 안정적으로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이겠으나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브라질 채권 투자엔 고위험이 따르는 만큼 목표 수익률을 명확히 설정해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홍성욱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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