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Catherine. D. Wood)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 / 사진=아크 인베스트먼트
캐시 우드(Catherine. D. Wood)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 / 사진=아크 인베스트먼트
2023년 새해부터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ARKG의 연초 흐름이 경쾌합니다. 2022년 내내 힘을 못썼던 ARKG의 주가가 해가 바뀌자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검은 토끼의 뜀박질로 기세 좋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는 몇 일 간격이지만 증시의 성격이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습니다. 연초 이후 ARKG의 주가 흐름이 급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반등의 흐름은 이어질 수 있을까요?

ARKG는 우리에게 '돈나무 언니'라는 별칭으로 익숙한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CEO 캐시 우드(Catherine. D. Wood)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성격의 ETF입니다. 주로 유전자 편집이나 유전자치료, 분자진단 등 바이오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에 설정된 ARKG는 2021년 초 57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운용규모(AUM)가 한 때 70억달러를 초과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년 가까이 극도로 부진한 성과를 보이며 AUM도 반 토막 아래로 주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캐시우드의 명성 또한 많은 부분 빛을 바랬습니다.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과 CRISPR-Cas9(유전자 가위)이 발명되어 일대 혁신의 기본 바탕은 준비된 상황에서 인공지능(AI)기술이 가세하면서 바이오산업은 재현가능성이라는 표준화의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들 기반기술을 이용한 희귀질환치료제, 암치료제 개발가능성을 탐색하는 기간이 몇 년 동안 이어지게 되고, 2017년부터 실제 환자에게 개발물질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해 보는 임상시험 진입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기반기술 발명에 근거한 일대 혁신이 바이오산업에 일어난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바이오산업의 변화 흐름에 타이밍 좋게 올라탄 펀드매니저가 캐시 우드입니다. 바이오산업의 혁신적 변화흐름을 간파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펀드가 설정된 시기만큼은 탁월하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2014년에 지금도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명확하게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분자진단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운용전략을 들고 마케팅에 나섰으니까요. 2017년 이후 바이오텍(소형 신약개발기업)의 임상파이프라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성공 기대감에 따른 주가상승의 수혜는 당연히 캐시우드의 몫이 됐습니다. 이 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미국 바이오 주가버블은 덤이었습니다.

캐시우드의 등등한 기세를 꺾었던 것은 다름 아닌 금리상승입니다.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금리가 2021년 이후 방향을 바꿔 상승하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은 코로나버블로 감싸였던 바이오텍들의 실체를 직시하게 됩니다. 바이오텍들은 대부분 아직 초기 단계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비임상 단계 수준의 바이오텍이 기술의 가능성 하나만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신규 상장되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이라 하더라도 비임상과 임상1, 2, 3상을 거쳐 신약으로 승인받을 확률은 10%를 넘지 못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바이오텍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외부차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불안한 현금흐름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금리의 상승폭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캐시우드의 실책이라면 금리상승이 바이오에 미치는 영향을 너무 가볍게 봤다는 것입니다.

버블붕괴 후 하락세를 면치못하던 ARKG의 주가는 연초이후 18.8%(1월 17일기준) 상승해 정확히 3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바이오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코로나19의 버블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올해 1월 ARKG의 단기급등은 상당부분 실적개선 가능성에 따른 겁니다. 보유하고 있는 주요 종목들의 지난해 4분기 예비 실적치가 시장의 기대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던 분기실적이 드디어 시장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시작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너무 비관적이었나'라는 새로운 기류가 생긴 겁니다. 따라서 이번 상승은 상당부분 펀더멘탈에 근거했다고 보기 때문에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나치게 낮은 금리는 바이오텍의 리스크를 무시하게 만드는 반면, 높은 금리는 바이오의 혁신을 폄하합니다. 우리가 높은 금리수준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바이오텍의 임상은 무르익고 있습니다. 잡다한 지식들을 치워버리고 바이오산업 흐름의 본질적인 뼈대만 남긴다면, 2010~2012년에 발명된 중요한 바이오 기반기술들이 바이오 혁신을 촉발했습니다. 과거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암과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많은 유전자세포치료물질(CGT)의 임상진입이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전자가위로 혈액 유전질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텍 크리스퍼(CRISPR Therapeutics)는 공동개발사인 버텍스(Vertex Pharmaceuticals)와 함께 FDA에 신약승인 요청 서류 제출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유전자편집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2024년으로 향할수록 초기에 진입한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이 적용된 개발물질의 후기 임상데이터가 발표될 것이고, 결과에 따라 개별 주가는 요동칠 것입니다. 일부의 기업이 세상에 없던 신약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동시에 패자들의 시가총액을 흡수하는 것이 미래 바이오 혁신의 역동성입니다. 한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캐시우드가 바이오산업의 장기성장에 대한 믿음만 꺾이지 않는다면 다시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 바이오로 살아났다 [이해진의 글로벌바이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