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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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이번 추석엔 100년 만에 볼 수 있는 크고 선명한 보름달이었습니다. 달은 크고 탐스러웠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TV와 신문, 유투브 등 각종 매체에서 끊임없이 경기 불황, 침체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에 마음이 답답한 겁니다.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움직이는 금융시장을 보면 경기침체가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현재시점에서 얼마나 더 하락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 될지 이성적으로 판단해보고 과거의 사례로 예상하면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2000년 이후, 코스피와 미국 S&P500 지수에 대해 크게 변동이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최대하락폭, 하락기간, 회복기간을 나타낸 것입니다. 하락폭이 수개월로 짧았던 기간은 회복기간도 짧았던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1년 이상 하락기간이 있는 경우는 회복기간은 2, 3배 더 길게 나타났습니다.
2000년 이후, 한국/ 미국 증시 주요 하락 사례. 위 표는 S&P500 지수 기준, 2022년 6월 현재 기준 작성.  자료=신한은행 펀드교육 자료.
2000년 이후, 한국/ 미국 증시 주요 하락 사례. 위 표는 S&P500 지수 기준, 2022년 6월 현재 기준 작성. 자료=신한은행 펀드교육 자료.
코로나 사태 초기의 급작스러운 주식시장 하락은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으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빠르게 급등했고 이를 잡기 위한 여러 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의 하락기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 하락기간이 최대 2년까지 이어질까요? 닷컴버블 때처럼 3년간 하락기간이 지속될까요?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악재에 경제에 나쁜 일들 한 두개가 더 추가되더라도 시장의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더 나빠질 경제에 대해 자세를 낮추고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3% 수준, 미국은 자이언트 스텝을 두차례 더 한다면 4%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내년에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1% 안팎이 아닐까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유 등 원자재 수급,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 등의 대외 여건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로 넘어서면 물가나 금리도 상승흐름이 멈추거나 오르는 폭이 줄어들면서 경기흐름의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문제는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대출금리, 30% 이상 오른 물가에 소득은 제자리여서 급여생활자, 자영업자들은 하루 하루를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죠. 어떻게 이렇게 힘든 시기를 견뎌내며 대처해야 할까요?

먼저, 앞으로 닥칠 최악의 시기와 상황에 대해서 예상해 보고 거기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지 생각해 봅니다. 쏟아지는 나쁜 경제뉴스에 답답해하기보다는, '최근 20여년 동안의 경제위기 상황을 보더라도 3년 이상 하락기가 지속된 적은 없다. 그러면 앞으로 길어도 1~2년 정도를 견디면 되겠구나'하면서 그 기간을 견딜 수 있는 생활비 준비와 자금관리 방식을 생각합니다.

둘째, 예상되는 금리 인상에 맞추어 확정금리 상품은 단기상품으로(3~6개월 내외), 투자상품은 분산해서 운용합니다. 올해 연말까지 한국은 0.25%씩 두 번, 미국은 0.75%씩 두 번 정도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 정기예금, 채권 등 확정금리 상품은 만기를 짧게 운용하고 금리가 정점에 오른 분위기가 감지되면 1년 이상의 기간으로 만기를 변경해 운용합니다.

투자상품은 증권시장이 V자 또는 U자 형태로 하락을 하다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액을 분산투자하는 적립식 투자가 적합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내 돈으로 산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시세하락에도 편안할 수 있고 또 실제로 편안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이지만 그때까지 견디기 위해서는 남의 돈이 아닌, 내 돈이 투자상품에 투자돼야 오르는 폭만큼 이익을 가질 수 있습니다.

추석명절에 꽉 찬 보름달을 보았는데, 달이 초승달부터 시작해서 반달, 다시 보름달로 크기의 변화를 반복하듯이, 경기의 흐름도 성장과 하락을 주기적으로 반복합니다. 경기 침체가 당장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주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잘 견디고 반드시 다가오는 경기 회복과 상승을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금의 경기불황과 침체의 끝을 예상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합니다.
과거 경기하락 기간은 3년을 넘지 않았고, 더 긴 기간동안 회복한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금융상품의 운용은 확정금리 상품은 3개월, 6개월 등 단기로 운용합니다. 금리가 정점의 시그널을 보여줄 때까지는 오르는 금리의 파도를 잘 이용합니다.

셋째,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투자상품은 기간을 분산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합니다. 주식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필자는 꾸준히 주식형 펀드에 소액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가입한 10개 펀드 중 대부분이 8~ 20% 안팎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베트남과 인도펀드는 3~9% 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꾸준히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한다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본격적으로 목돈을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금리상승이 더 이상 논의되지 않거나, 경기진작을 위하여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시장에서 인지되는 시점입니다.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돈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금리의 하락 움직임과 추세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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