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몸으로 소통하라!
< 프롤로그>
1968년, 찰턴 헤스턴이 주연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오리지널 영화< 혹성탈출/Planet of the apes, 1968>의 리부트(Reboot) 형식으로 개봉된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은, 이후에 < 혹성탈출:반격의 서막/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 혹성탈출:종의 전쟁/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 2017>로 시리즈의 인기가 대단한 영화다. 영화< 혹성탈출>에서 인류는 엄청난 진화로 발전하지만, 결국은 이기적인 마음으로 핵전쟁이나 백신 없는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멸망하고 새로운 종(Species)이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중 등 강대국을 시작으로 국제 정치적 올바름이 사라진 거대한 퇴행의 시대에, 이미 무역전쟁과 환경문제가 잘 조율되지 않아 인류에게 고통을 주고 있고, 일본도 덩달아 갈등구도에 뛰어들면서 세계의  암울한 미래의 전초전을 느끼게 된다. 인류는 서로 소통하고 양보하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 좌초되고 말 것이다. 오늘 만나는 누구든 주저하지 말고 바로 몸으로 소통하라!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찰스 다윈’이 1831년 해양측량선 비글호에 자연학자로 승선하여 5년간 남아메리카와 남태평양 섬 등을 5년간 둘러보고, 다시 1835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의 4주간의 체험으로 1859년 집필한 ‘종의 기원’은 서구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이 행성(지구)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게 되기도 하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몸으로 소통하라!
< 영화 줄거리 요약>
1968년 과학자 ‘윌 로드만(제임스 크랭코 분)’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ALZ-1123’으로 침팬지에게 실험하다가 ‘밝은 눈(Bright eyes)’이라는 별명을 가진 침팬지의 지능이 올라간 것을 보게된다. 그에 인간에게도 실험하자고 ‘GEN-SYS사’의 CEO인 ‘스티븐 제이컵스’를 설득하지만, 공교롭게도 이사회 설명회 때 임신하여 예민한 상태였던 ‘밝은 눈’ 침팬지의 난동으로 신약의 테스트는 전면취소되고, 남은 모든 침팬지는 안락사시킨다.

하지만 연구원 ‘윌’은 밝은 눈의 새끼를 집으로 데려와 ‘시저(앤디 서키스 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키우면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계속 개발하여 자신의 아버지에게 투약한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자신의 아버지가 피아노를 치는 등 알츠하이머병에 큰 효과를 보게 되었고, 약물을 같이 적용한 시저의 지능도 인간을 능가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의 면역체계가 신약을 거부하게 되고, 급기야 폭력적으로 변하여 옆집 항공사 파일럿의 차에 사고를 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파일럿이 아버지를 밀치는 것을 본 ‘시저’는 파일럿에게 달려들어 상처를 내는 바람에 영장류 동물보호소로 감금되게 된다.

그곳에서 경비원의 난폭한 학대와 고문으로 시저는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치솟게 된다. 얼마 후 보호자 윌이 찾아와서 시저를 데려가려고 하지만, 생각이 변해버린 시저는 안락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시저는 “유인원은 하나면 약하지만 모이면 강하다”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윌의 집에 몰래 침입하여 침팬지의 지능을 올리는 더 강력한 신약(ALZ-113)을 훔쳐서 보호소에 있는 모든 유인원에게 뿌린다. 덕분에 유인원들은 지능이 매우 상승하게 되면서, 보호소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모든 유인원을 데리고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넘는다. 하지만 이를 저지하려던 경찰들과의  전투에서 헬기를 공격하여, 자신들의 종족을 실험실의 제물로 희생시킨 GEN-SYS사의 CEO ‘스티븐 제이컵스’를 금문교 다리 밑으로 떨어뜨려 보복한다. 침팬지 무리는 다리 위로, 오랑우탄 무리들은 다리 아래로, 고릴라 무리는 정면으로 전략적으로 강력한 포위망을 뚫고, 자신들의 은신처인 노을 지는 뮤어우즈 국립공원의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시리즈 1편의 영화는 끝이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몸으로 소통하라!
< 관전 포인트>
A. 시저가 동물보호소에서 느끼게 되는 것은?
자신을 키워준 과학자 ‘윌’과 그의 아버지는 ‘시저’를 사랑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옆집 파일럿과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보호하려다 인간을 공격하게 되면서 유인원 보호시설로 보내진 후 겪게 된 경비원의 난폭하고도 잔인한 행동에서, 시저는 자신은 “윌과 같은 인간이 아니었음을” 뼈저리게 자각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인간이 자신과 같은 유인원을 대하는 방식에 보고 분노하게 되었고, 진화의 시작을 통해 인간과 전쟁의 서막을 예고한다.

B. 시저가 샌프란시스코 뮤어우즈 국립공원의 삼나무숲으로 무리를 이끌고 들어간 이유는?
신약으로 진화된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들이 인간들에게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전쟁을 하고 싶어 하지만, 시저는 어릴 적부터 인간들과의 교감을 배우고 자랐기에 최소한의 살상을 강조하며 인간들을 피해 그들만의 권리와 자유를 형성할 수 있는 섬으로 자기의 종족들을 데리고 이주한다.

C. 시저가 삼나무 숲으로 자신을 찾아온 옛 주인 윌에게 하는 말은?
자신의 집으로 같이 가자고 삼나무숲을 찾아온 윌에게 시저는 “여기가 시저의 집이다.”라며 자신은 인간과 같이 살 수 없음을 알리고 동시에 앞으로 진화된 영장류의 리더로서 역할을 선언하게 된다.

D.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하는 것은?
시저에게 물렸던 이웃집 파일럿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이 조종사가 유럽으로 떠나는 장면은 곧 전염병이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암시한다. 향후 백신이 없어 인류는 모두 멸종하게 되고, 살아남은 인간들도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지능이 상당히 떨어진 채로 살아가야 하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1968년 개봉된 혹성탈출에서 보여줌). 반면에 그 전염병에 전염된 전 세계의 영장류들은 지능이 향상되어 인간들을 지배하는 새로운 종이 될 것이다.

E. ‘종의 기원(Origin of Species)’으로 인류에게 진화의 사실을 일깨워준 찰스 다윈에게 영감을 준 계기는?
찰스 다윈은 22세인 1831년 인생의 전환점이 된 해군측량선 비글호에 자연학자로 승선하여 5년간 남아메리카와 남태평양을 둘러보기 전, “찰스 라이엘의 지질학 원론”에서 다양한 지식을 얻었고, “훔볼트의 남미 여행기, 밀턴의 실낙원, 맬서스의 인구론” 세 권을 읽은 뒤, 긴 탐사 여행에 나섰고,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거북이 고기를 구워 먹으며 진화사상을 키웠으며 진화론의 기초인 ‘자연 선택과 생물 종의 변이’에 대한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를 바꾼 리더들은 많은 지적 호기심으로 영역 없는 독서와 적극적 현장 탐사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몸으로 소통하라!
< 에필로그>
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의 첫 장면에서는 “화성으로 향하던 유인우주선이 행방불명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43년 전, 1968년에 개봉되었던 찰턴 헤스턴 주연의 <혹성탈출> 오리지널편과 스토리가 이어진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갈등이 불러낸 비극으로 시작된 유인원들의 반격을 통해 결국 인류는 멸망(찰턴 헤스턴이 도달한 곳은 바이러스의 창궐과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뉴욕의 부서진 자유의 여신상을 보게 됨)하게 된다는 걸 일깨워준다. 인류는 다시, 포퓰리즘과 국가 지상주의로 무장한 세계지도자들의 등장으로 국가 간, 인종 간, 가족 간, 친구 간에서 작은 것을 놓고 서로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모든 것을 잃기 전에 어떤 종(Species)이라도 소통하고 양보하고 협력하여 지금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도록 감사한 마음으로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