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개방에 소극적이었다. 조선초부터 폐쇄적 사대선린 외교를 고집하고, 내부에서는 끊없는 당파 싸움에만 휘말렸다. 그 결과 임진왜란의 참혹한 전란을 겪었고, 이어서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당했다. 구한말의 격변기에 서로가 선진문물을 받아드리고 있을때 조선은 위정척사의 깃발 아래 무역통상을 거부하고 성리학에만 빠져 있다가 결국 치욕적인 한일합방을 당했다. 최근 미중무역전쟁, 북미정상회담 등 우리의 생존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교환경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국내는 정치권 대립과 각 단체의 이기주의가 만연하여 너무 한심스럽고, 과거와 다를게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는 산업간, 국가간 경계영역이 무너지고 경쟁사와도 협업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때에 우리는 아직도 학연, 지연, 혈연에 따라 편을 가르고, 학벌과 종교를 묻고 따진다. 방탄소년단 덕분에 한글이 세계 10대 언어 반열에 오르고 지구촌 곳곳에 한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 다문화 가정이라고 비아냥하고 왕따를 시킨다. 정치권은 진보, 보수로 나뉘어 협업은커녕 비생산적인 대립에만 몰두한다. 우리는 왜 준비하지 않고 항상 똑같은 모습으로 네 탓만을 하면서 편을 갈라 우리끼리 싸우고 있는 것인가?

손자가 말하기를 ‘적이 나보다 강하다면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어라’ 했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온다는 말이 있듯이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지금 우리나라는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나름대로 약점이 있는 미국, 중국 사이에서 분명히 우리가 거중조정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그 지혜를 모으는 노력을 서로 협력해서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을 위정자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모두가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이 바로 서로 협력해서 강한기업으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있는 적기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마케팅 자원이 열악한 중소기업일수록 약점을 보완해 줄만한 회사를 찾아 협업을 시도하고, 반대로 자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다른 기업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중소기업간 교류는 물론, 대기업, 정부, 단체들과도 협업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을 혁신하고 차별화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겨우 12척의 배와 120명의 군사로 사나운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명량해협의 울돌목으로 왜군을 유인하여 10배가 넘은 적선을 물리쳤다.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을 선정하고, 거북선, 판옥선 등 차별화된 무기와 전술로 승리한 것이다. 중소.중견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개방과 상생협력을 통한 혁신과 차별화만이 강소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81) 적이 나보다 강하다면 지지않는 조건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