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빅이슈] 암호화폐 거래소에 전 세계 투자자 끌어모으려면
암호화폐 시세가 일시적으로 지지부진한 요즘이지만, 시장을 둘러싼 거래소 간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가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오케이코인, 트레빗, 등의 신규 거래소도 속속 생겨나 투자자들은 폭 넓은 선택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국경에 구애받지 않기에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국적에 상관없이 여러 조건을 고민하며 이용할 거래소를 고른다.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할 때는 거래량이나 수수료, 코인의 종류, 스탑로스 등의 다양한 기능을 고려하게 되지만, 그 중 가장 민감한 것은 바로 ‘투자자 보호’에 관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은 미흡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거래소에 이러한 기능을 의존하고 있다. 이용할 거래소를 선택할 때 자신의 암호화폐 자산을 얼마나 확실하게 보호해 줄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따지는 것이다.

이는 은행(bank)이 처음 생겼을 때와 같은 과도기적 상황이다. 과거 은행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불신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신뢰가 안착된 덕분이다.

은행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제도적 기준을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보안 등의 서비스 수준을 강화했다. 은행의 자체적 노력에 더불어 관계당국이 예금자 보호 정책 등에 적극 대응하며 은행이라는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제도권에 정착할 수 있었다.

지금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보호 정책을 제도권 금융 기관 수준으로 높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자산 보호를 위해 거래소 자체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관계당국은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국경에 구애받지 않기에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면 국내 투자자는 물론, 해외 투자자까지 유치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최근 업비트는 ‘다단계 코인 신고제’를 도입하고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 보호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고객의 암호화폐 자산에서 발생하는 권리(에어드랍/하드포크 코인/pos이자 지급)를 최대한 보장하고, 원활한 거래와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전세계 투자자들을 국내 거래소로 유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네거티브 규제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불필요한 규제의 장벽을 없앤다. 이는 거래소들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창의적인 시도를 하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주춤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시들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야말로 기술적, 제도적인 부분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기회다. 다시 상승장이 찾아와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거워지기 전에 암호화폐 거래소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거래소의 창의적인 자구책과 관계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거래소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