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오피스텔 수익률 ‘흐림’

2023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양상을 띠었다.
상반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비(非)아파트 수요가 줄었다.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률 감소와 대출 규제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했다. 미분양 매물이 쌓이면서 낮은 가격으로 내놓은 상가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며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2024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금리 상승 부담으로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분양, 공실이 누적된 데다 신규 공급량이 늘면서 거래 적체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1~9월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총 6048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같은 기간(1만586건)과 비교하면 63% 수준에 불과하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1만5363건)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데다 분양가는 높아 수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 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은 올 2분기 기준 0.6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43%)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은 감소폭이 더 크다. 올 2분기 기준 0.57%로 1년 전(1.61%)보다 급감했다.

‘금리의 시간’ 금융비용 커 수요 위축

저금리 시절 매력적이었던 수익형 부동산은 고금리 시기에는 투자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로 시중금리와의 비교 우위를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데, 투자 후 임대료를 받아도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실익이 거의 없다. 오히려 역마진이 생길 수 있는 탓에 거래를 정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상가 시장이 대표적이다.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여파로 매출로 연결되지 않아 상기 임대가격지수가 하락세다. 공실률이 늘어나는 데다 투자수익률까지 하락세라 상가 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상가는 상품 특성상 대출 비율이 높은데 금리가 오르면 금융 비용이 커져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과 강남 등 상권 인프라가 갖춰진 ‘전통 상권’은 수요가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상가는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돼 상대적으로 매매가 변동폭이 크지 않은 만큼 인기지역 역세권 소형 상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가 침체기에 고물가, 고금리, 고임금 상태가 지속되면 점포를 운영하기 어렵고 임대인도 기대수익을 맞추기 쉽지 않다. 수익률 급락기에 상가는 분양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서 할인 통매각이나 임대수익 보장 등 자구책을 내놓지만 향후 미분양 적체 현상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확실한 수익이 예상되는 상가가 아니라면 투자를 관망하고, 매수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 수요 줄어 투자 유의해야


한 때 ‘아파트 대체재’로 관심을 끌던 오피스텔 인기도 시들하다.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보니 올 1~8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1만7853건으로 전년 동기(3만3939건) 대비 47.4 감소했다. 2021년 1~8월 거래량(4만3124건)과 비교하면 58.6% 줄어들었다.
주거·업무 복합시설로 임대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틈새 상품’인 오피스텔 매력도가 떨어졌고 고금리 여건으로 수익률이 저하된 점이 매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시장 침체기에 반사이익이 발생했던 수익형 부동산이다.
최근 아파트 규제 완화로 오피스텔 투자성이 떨어진 데다 아파트 대체재로서 ‘주류’가 아니라는 점에서 예전 인기를 회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만큼 2024년에도 오피스텔 거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익이 높더라도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 임대료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2024년 수익형부동산 시장 전망
자산가 러브콜 꼬마빌딩 ‘인기’

오피스 시장은 견고한 수요와 부족한 공급 물량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재택근무와 벤처 기업 등 수요가 늘면서 사옥확보를 목적으로 한 기업들의 투자 움직임이 활발해 공실은 줄고 임대료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섹션 오피스(소형 사무실)도 공실이 빠르게 사라질 전망이다. 코로나 이후 섹션 오피스 매매가가 오르며 임대료는 제자리를 머물렀지만 최근 건축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여파로 임대료가 점차 인상된 가능성이 높다.
미분양, 미입주 물량이 쌓이는 지식산업센터는 공실 증가와 임대료 하락의 이중고를 겪으며 투자 심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산업단지 밀집지역은 수요 증가로 임대·거래가 활기를 띠지만, 업무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은 공실과 미분양 문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에 민감한 상품이기 때문에 미래 가치보다는 투자 시점의 경제 상황과 지역 인프라, 수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산가 러브콜이 이어졌던 꼬마빌딩은 2024년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익률이 하락하더라도 토지·건물 가치 상승 여력이 높아 30억~50억 원대 아파트를 눈여겨본 이들이 임대수익을 바라보고 꼬마빌딩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꼬마빌딩은 주택보다 세금, 대출 규제가 덜해 적은 현금으로 매입 가능하다. 아파트와 달리 토지 소유권을 단독으로 보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 고금리 상황에서는 임대수익률은 물론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서울 강남권 등 핵심지역에서 급매물 위주로 투자를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출 부담 줄인 보수적 투자 전략 필요

정리해보면 2024년 한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부진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상가, 오피스텔 등 주요 상품 임대수익률이 하락한 만큼 투자 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면 철저하게 대출 부담을 줄이고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별 공급 물량과 분양가, 금리 변화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경기 침체가 예상될수록 핵심 부동산 가격 조정이 이뤄진 시점에 조건 좋은 선임대 후분양, 할인 분양, 급매물 등 실속 저가 매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윤재호 메트로컨설팅(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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