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지나가고 2020년이 시작됐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2019년 부동산시장은 아파트를 무대 한가운데 올려놓고 정부와 시장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쉼 없이 이어졌던 한해였다. 그런데 연초부터 아파트 이야기가 언론의 주요 뉴스거리로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2020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만 온 나라가 아파트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저금리기조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정부규제가 덜한 상가(구분상가)나 상가빌딩(꼬마빌딩), 오피스텔 같은 임대목적의 수익형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2020년 수익형부동산시장은 어떨까? 아울러 시장상황에 적합한 투자전략도 함께 세워보자.

먼저 상가(구분상가) 및 상가빌딩(꼬마빌딩)시장이다. 상가 및 상가빌딩은 지난 10여 년간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던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 상품이다. 하지만 2020년의 경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전망이다. 사실 상가나 상가빌딩 투자는 아파트와 달리 이른바 ‘평타치기’가 쉽지 않다. 잘 골라 투자한다면 대박일수 있지만, 그릇된 선택은 쪽박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들 상품의 투자 성패를 좌우할 양대변수로 경기상태와 금리가 있다. 일단 경기상태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국내경기가 장기침체로 접어든 가운데 미중무역분쟁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일경제갈등까지 겪고 있으니 나라 안팎으로 위기다. 상가나 상가빌딩시장이 경기와 밀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금리는 시장에 호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경기악화를 우려한 정부가 지난해 10월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25% 수준까지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초저금리시대가 열린 셈이다. 게다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있다는 점 역시 시장에 호의적이다. 부동자금 1200조원시대가 현실화된 가운데 2020년 올 한해 토지보상금 45조원이 추가로 풀린다고 하니 이는 분명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가시장이기에 보다 철저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신규로 분양하는 상가의 경우 상권의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고분양가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상가나 상가빌딩 투자 시 상권의 확장과 배후지 존재 여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이왕이면 정체된 상권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상권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아울러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임대료 확보에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가빌딩은 꼬마빌딩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임대료 수익률과 별개로 지역개발에 따른 가치상승 혹은 가족 간 증여의 관점에서도 접근 가능한 상품인 만큼 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오피스텔시장이다. 상가와 더불어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 상품인 오피스텔 역시 2020년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전망이다. 실제로 각종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수년간 전국 기준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5%대 이상을 유지해오다가 4%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불황에 따른 공실증가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졌고,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최근 공급물량(분양 및 입주물량)이 증가한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만일 오피스텔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20~30대 젊은 직장인이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도보 5분 내 초역세권 입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1인가구시대가 대세인 만큼 도심직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에 임차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에 앞서 오피스텔 노후화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텔은 속성상 건물이 노후화될 경우 입주기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전형적인 전강후약(前强後弱) 부동산 상품인 만큼 준공된 지 오래된 매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일례로 2018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30년 된 오피스텔이 노후화에 따른 붕괴위험 때문에 서울시로부터 입주민 퇴거조치를 요구받았던 사례를 보더라도 낡고 허름한 매물은 가급적 투자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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