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화를 만나다] 사랑은 무슨 색일까?
소설 《오베라는 남자》에는 다음과 같은 멋진 글귀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각양각색으로 펼쳐진 세상이기에,
세상의 많은 일이 우리에게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색깔’에 관련된 영어 표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미 예전 칼럼들을 통해 색에 관련된 많은 영어 표현을 다뤘습니다.

white elephant(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물건),
white color(사무직 종사자), blue color(노동자),
once in a blue moon(극히 드문), out of the blue(갑자기), blue blood(귀족 계급),
red-neck(노동자 농민), red-handed(현행범의), see red(분노하다),
infrared(적외선), ultraviolet(자외선),
green thumb(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 brown thumb(식물 재배에 재능이 없는 사람) 등

색깔이 들어간 여러 가지 표현을 다양한 어원을 통해 살펴봤으니
혹시 그 유래가 궁금한 분들을 예전 칼럼을 참조해주세요.

그렇다면 pink slip은 무슨 뜻일까요?
pink(분홍색)가 들어가 있으니 혹시 ‘연애편지’ 아닐까요?

하지만 놀랍게도 이 표현은 ‘해고 통지서’란 뜻입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할 때
분홍색 종이에 써 전달한 데서 유래한 표현이라고 하네요.
어때요? pink slip을 받고 싶은 분은 없겠죠?

pink slip과 함께 red tape이란 표현도 영어 시험에 자주 나오는 단어인데
‘빨간색 테이프’에는 어떤 뜻이 있을까요?

이 단어는 ‘(관료 사회의) 불필요한 형식’을 뜻하는 말이랍니다.
17세기 영국 관청에서 공문서를 붉은 끈으로 묶은 데서 비롯된 표현이라고 하네요.

끝으로 홍차는 red tea가 아니라, black tea라고 한답니다.
동양에서는 차의 빛깔이 붉어서 ‘홍차’라고 하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이 검다고 해서 black tea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처럼 서로 다른 단어의 쓰임을 통해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 [플레전트빌(PleasantVille)]에서는
TV 속 흑백세상 ‘플레전트빌’ 속으로 빨려 들어간 주인공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느끼게 하자
사람들이 흑백에서 컬러로 변하는 멋진 장면이 나온답니다.

음… 만약 감정에도 색깔이 있다면, 사랑은 과연 무슨 색일까요?^^*


<한경닷컴 The Lifeist> 배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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