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해본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인생이란 단어를 한자로 표기하면 <人生>이 된다. 이것을 액면 그대로 풀어서 쓰면
<人生=人+牛+一>가 된다. 이 공식을 필자가 나름 풀어서 해석하면 <인생이란 소처럼 한 길을 가는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서 아니면 가치관에 따라 그 해석이 분분하겠지만 인생이란 간단히 말해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평생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人生=人+牛+一>이란 공식을 좀 자세히 보자. 평범하게<一> 한 길을 가는 이도 있지만 <⊃> 가던 길을 도중에 유턴하는 <⊃> 이, 가는 길이 울퉁불퉁 <∧∨∧> 평탄치 않는 이 평생 내리막을 (↘) 타는 이도 있다. 그런데 평범한 길<一>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길을 남다르게 닦아서 <一>을 <1>로 우뚝 세우는 이들도 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압축하면 사람은 길에서 삶을 찾고 길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셈이다.

 

이런 말이 있다.  “산은 어진 사람이 오르고, 길은 착한 사람이 거닌다.” 그렇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나? 필자는 첫 걸음으로 <한양도성 성곽 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길은 18.627Km가 된다. 이 길엔 고유한 우리네 역사는 물론 찬란한 전통 그리고 순순한 삶의 이야기가 널려 있다. 그 길은 불편하고 사뭇 낯설지만 그곳에서 멈추지 않는다. 걷다보면 성안과 성밖을 통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인생 세 박자를 밟아볼 수 있다. 말하자면 과거에 묻고 미래에 답할 수 있다.

   성곽 길은 한마디로 말해 시간여행이다.  600여 년 역사와 문화가 펼쳐진 이 길은 그야말로 유람같은 <순성놀이>라 즐겁고 가슴이 벅차진다. 이 길에선 성문(城門)을 만날 수 있다. 흥인문(興仁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숙정문(肅靖門)이다. 덤으로 성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알려준 보신각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성곽 길을 따라 성안과 성저십리(城低十里)을 만나면 서울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성곽 길이 있는 곳엔 산이 있다. 산이 있는 곳엔 계곡과 물이 있고 길이 있다. 나아가 성곽 길은 산과 산이 이어져 있다. 고즈넉한 오솔길이 많아 시나브로 걷다 보면 인생이 보이고 맘속이 이내 편해진다. 혼자 걸어도 좋고, 흩어진 가족과 함께 걸어도 좋고, 그간 다소 소원해진 동료와 걸어도 좋다. 길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당신의 길이 보일 것이다.


  행여 당신의 인생길이 지금은 울퉁불퉁 <∧∨∧>하더라도 힘을 내보자.  그 길은 당신의 것이다.

<최철호/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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